중국이 미국과의 관세전쟁에 맞서 올해 첫 특별국채를 발행해 내수 진작의 마중물로 삼는다. 초장기 특별국채는 국유은행의 자본확충에도 쓰여 대출 여력을 확대하고 우발 채무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도 쓰일 예정이다.
중국 재정부는 24일 총 2860억위안(약 56조2190억원) 규모의 특별국채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처음으로 발행하는 특별국채로 올해 발행 예정인 1조8000억위안의 약 16%를 차지한다.
중국은 지난해 말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사용하겠다고 밝혔고, 올해 3월 양회에서 지난해 대비 30% 늘어난 1조3000억위안의 초장기 특별국채를 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여기에 대형 국유 상업은행의 자본 확충을 지원하기 위한 5000억위안 규모의 정부 특별채권을 더해 올해 발행 규모는 총 1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재정부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이날 금융기관 자본 투입을 위한 5년 만기 특별국채 1650억위안을 발행한다. 추가로 20년 만기 초장기 특별국채 500억위안과 30년 만기 710억위안도 발행한다.
올해 특별국채 발행 시점을 보면, 지난해 첫 발행 시점(5월 17일)보다 앞당겨졌다. 발행 규모도 작년 첫날(400억위안)에 비해 늘어났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특별국채 발행이 가속화되고 규모도 커진 것에 대해 “올해 적극적 재정정책이 적극적으로 집행된 결과이며, 거시경제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중국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교통은행, 중국우정저축은행의 이전 발표에 따르면, 재정부는 4대 은행에 각각 1650억 위안, 1050억 위안, 1124.2억 위안, 1175.8억위안 등 총 5000억위안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날 발행한 1650억위안은 중국은행에 투입할 예정 금액과 동일하다. 중국 정부가 주요 국유은행의 자본 확충에 나선 것은 경기 침체와 부동산 위기 장기화 등으로 인해 국유은행의 자본 비율이 크게 하락함에 따라 핵심 자본비율을 끌어올려 대출 여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대출을 확대해 기업들을 지원하고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의도다.
한편 정부 고시에 따르면 올해 초장기 특별 국채 1조3000억 위안 중 8000억 위안은 기초 연구 역량 강화, 미래 산업 발전, 고수준 농경지 건설, 관개 지역 건설 및 개조, 물 분배와 저수지 건설, 장강 경제벨트의 생태환경 보호와 녹색 개발, 농업 이주 인구의 도시화를 위한 공공 서비스 시스템 구축, 고등 교육의 질적 향상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나머지 3000억 위안은 중고 소비재 매입 지원, 2000억 위안은 장비 업그레이드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한편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됨에 따라 내수 확대가 더욱 중요해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조만간 지급준비율(RRR·지준율) 인하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은하증권의 장 디 연구원은 “2분기에 중국 통화정책이 재정정책과 함께 상당한 완화 단계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달 중앙정치국 회의 전후로 지준율 인하가 시행될 수 있고 대출우대금리(LPR)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추이를 확인한 후 5년물을 먼저 내려 자금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인민은행은 이와 관련 지난 21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LPR 1년물과 5년물을 각각 3.1%, 3.6%로 6개월 연속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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