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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한미·OCI 통합' 손 들어줬다

◆ 경영권 분쟁 결국 표대결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

모녀 "도약 기회" 형제 "즉시 항고"

캐스팅 보트 쥔 국민연금 선택 주목

자문사 5곳 중 3곳은 모녀 측 지지





한미약품(128940)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반발하며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렸다. 통합 절차에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한미그룹은 “빅 파마 도약의 길이 열렸다”고 평가한 반면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즉시 항고하겠다”며 반발했다. 결국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방은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결론이 날 전망이다.

수원중앙지법 제31민사부는 26일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사이언스(008930)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운영자금 조달의 필요성과 재무구조 개선 및 장기적 연구개발(R&D) 투자기반 구축을 위한 전략적 자본제휴의 필요성이 존재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이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개인 이익을 위한 것이고 주주에게 불이익이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의 통합 결정과 관련해 현 경영진을 이끄는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측의 경영권·지배권 강화 목적 등이 의심되기는 한다” 면서도 “경영권 방어의 부수적 목적이 있더라도 현저히 불공정한 방법으로 이뤄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한미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의 통합을 저지하기 위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OCI홀딩스가 유상증자 에 참여, 한미사이언스 주식 현물출자에 따른 신주 발행 등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를 취득해 통합 그룹의 최대 주주가 되는 방안이었던 만큼 신주발행은 반드시 필요했던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법원 결정에 대해 한미그룹은 “한미 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도 한미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겠다는 회사의 의지와 진심에 대한 주주님들의 성원과 지지를 받아 흔들림 없이 통합을 추진하고 높은 주주가치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즉시 항고하겠다”며 “본안소송을 통해 재판부의 정확한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결국 경영권 분쟁의 승패는 오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임종윤·종훈 형제 측 지분은 신동국 회장 지분 12.15%가 추가돼 총 40.57%로 늘었다.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모녀는 우호지분까지 35%로 국민연금공단(7.66%)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이날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한미그룹의 이사회 구성에 대한 의결권 향방을 결정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 등을 참고해 결정하는데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도 갈린다. 국내외 주 자문사 5곳 중 3곳은 한미그룹의 손을 들어줬다. 서스틴베스트는 한미그룹 이사진 후보 주총 안건에 모두 찬성했고 형제 측 주주 제안은 반대를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도 한미 측 후보 6명 전원 찬성, 형제 측 5명 반대 의견을 냈다. 한국ESG평가원도 한미그룹 측 후보를 찬성한다고 했다. ISS는 한미그룹 측 후보 중 3명 찬성, 형제 측 후보 2명에 찬성했다. 국내 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KCGS)은 형제 측 5명 중 4명 찬성, 한미그룹 측 6명 선임안엔 불행사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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