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은 “우리나라가 범죄자가 오고 싶어하는 나라로 전락한 것은 아닌가 하는 깊은 회의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28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월례 회의에서 ‘테라·루나 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 씨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최근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으로부터 몬테네그로와 천문학적 가상자산 범죄자의 국내 송환 사법공조에 관해 보고받고 철저한 수사 준비와 엄정한 처벌, 범죄수익 박탈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몬테네그로에서 수감됐던 권씨의 신병을 넘겨받기 위해 최근 한국, 미국 당국이 경합하는 가운데 권씨 측에서는 미국보다 형량이 가벼운 한국으로 송환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권씨의 범죄를 예방하지 못한 원인으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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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모험적 사법 시스템 도입 후 2년이 지난 현재 수사기관의 역량을 쏟아부어도 범죄에 제때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우리 사법 시스템이 억울한 피해자를 보호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범죄자에게 유리하도록 잘못 설계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살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쉽게 고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또 고치면 된다는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그 누구도 국민의 피해에 책임을 지지 않았고 망가진 제도를 다시 복구하려고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 총장은 물가안정을 위한 불공정행위에 대한 단속도 지시했다. 그는 “입찰 업체를 사전에 조정하여 제한하거나 공급가격과 가격 인상을 담합하는 시장 불공정행위도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물가 안정을 통해 민생에 도움이 되도록 불공정행위에 엄정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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