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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령자들의 ‘묘친(무덤 친구)’ 모임을 아시나요?

사후 유골 함께 담는 합장묘 예정자들

생전 점심 등 간단 만남으로 교류기회

건강할때 만든 느슨한 연대, 동료형성  

강제성 없고 “깊지 않아서 좋다” 호평

효고현 고령자생협의 ‘무덤친구’ 모임에 참석한 참가자들/효고현 고령자생협 홈페이지




최근 일본에서 ‘합장묘’를 선택한 고령자들이 생전 다양한 교류를 갖는 일명 ‘무덤 친구(墓友·하카토모)’ 모임이 주목받고 있다. 사후 여러 유골을 합동으로 묻는 합장묘 특성상 생전 간단한 식사 등을 통해 인연을 만들어보자는 데서 시작한 움직임이다.

28일 NHK에 따르면 일본 효고현에서 방문 요양과 일일 돌봄 사업 등을 전개하는 효고현 고령자 생활협동조합은 고베시의 스미요시 영원(공동묘지)과 평화 영원 등에 합장묘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합장묘는 납골 비용과 공양 비용 등 1인당 10만~20만 엔을 내면 이후 별도의 유지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2곳의 합장묘에는 현재 260여 명의 계약자가 있으며 반 이상은 ‘생전 계약자’다.

‘아무리 죽은 뒤라지만, 생판 모르는 사람과...’ 비용과 사후 관리 부담이 적은 대신 생전 인연이 전혀 없었던 사람의 유골과 같은 공간에 묻힌다는 것은 큰 저항감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생협이 떠올린 것이 있으니 바로 ‘하카토모(墓友)’라 불리는 무덤 친구 모임이다. 같은 무덤에 들어가기로 계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10년 전부터 꾸려 온 ‘생전의 교류’다.

이 모임의 특징은 느슨한 연결에 있다. ‘살아 있는 동안 얼굴이라도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만큼 강제성이 없다. 연 2~3회 점심 식사나 무덤 둘러보기 행사를 여는데 매번 30명 정도가 참가한다. 참여는 선택 사항이다. 이 모임에 참석 중인 아사카와 사치코씨는 “모여서 맛있는 것을 먹고, 끝나면 ‘또 보자’ 하는 식”이라며 “무덤 친구는 깊지 않아서 편하다”고 말했다.



효고현 고령자생협의 ‘무덤친구’ 모임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사후 묻힐 합장묘지를 둘러보고 있다./효고현 고령자생협 홈페이지


부담 없는 ‘느슨한 연결’ 덕에 참여율도 높은 편이다. 10년 전 무덤 친구 교류를 시작할 때 참석 여부를 묻는 엽서 회신율은 60% 정도였지만, 지금은 90%에 달한다. 모임에서는 참석자 전원이 근황을 다른 참석자들에게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생협의 합장묘 담당자는 “자신을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기회가 (고령자일수록) 적어지기 때문에 자기 존재감을 확인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 역시도 강제성은 없다.

오타니 미도리 시니어 생활 문화 연구소 대표는 “무덤 친구 모임은 ‘건강할 때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느슨한 형태로 의지할 수 있는 동료가 생긴다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생전 커뮤니티의 연장으로 합장묘가 만들어지는 예는 효고현 외에도 있다. 도치기현 나스마치에 있는 한 고령자용 주택은 입주자가 이용할 수 있는 합장묘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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