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육상자위대는 다수의 지대함 미사일 부대를 가지고 있다. 바다로 둘러싸인 섬나라의 특성을 반영해 군단급과 비슷한 방면대에 연대급 5개의 지대함미사일 부대를 운영 중이다. 지대함미사일 연대의 최신 무기로는 12식 지대함 미사일이다. 일본판 토마호크로 불린다. 처음에는 88식 지대함미사일의 개량형을 뜻하는 ‘88식 카이(改)’로 호칭됐지만, 2012년부터 배치된 이유로 ‘12식’으로 명명됐다.
기존 88식과 비교해 가격 절감과 사정거리 증가, GPS 탑재, 더욱 뛰어난 회피기동을 위한 TVC 탑재 등의 개량을 거쳐 업그레이드 됐다. 시커(Seeker)는 Ka밴드 대역 ‘AESA 레이더’로 AAM-4B(일본 최초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시커와 동일한 하드웨어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88식 지대함 미사일과 마찬가지로 해안에서 100km 정도 떨어진 안전한 내륙에서 발사할 수 있다. 그러나 12식은 한 발 더 나아가 발사대 앞에 절벽이 있어도 발사가 가능한 고사각 발사기능이 추가됐다. 목표물까지 지형 인식 초저공 비행을 하도록 설계해 생존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이러한 성능 덕분에 현재까지 일본이 개발한 유도탄 무기체계 가운데 유도 방식이 순항미사일과 가장 가깝다.예를 들어 지형지물을 따라 내륙에서 해안까지 비행하다가 해상에서 레이더 탐색기를 작동해 적 함정을 공격하는 것이다.
여기에 2015년부터는 ‘링크 16 데이터링크’를 설치해 미군과의 연계도 포함해 항공자위대, 해상자위대로부터 적 함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자체 탐지 정보 없이 곧바로 미사일 공격을 할 수 있도록 개량됐다.
12식 지대함 미사일 체계는 수색 및 탐지 레이더 2개와 중계 장치 1개, 지휘통제장비 및 사격관제장치 그리고 미사일 발사차량으로 구성돼 있다. 미사일 발사차량은 6발의 미사일을 탑재해 최소 1대에서 최대 4대까지 편성된다. 예비 미사일을 운반하는 탄약운반차도 운용한다. 12식 지대함 미사일의 최대사거리는 비행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대 200km로 알려졌다.
12식 지대함 미사일은 주로 육상자위대 서부 방면대 소속의 제5 지대함 미사일 연대에 집중 배치됐다. 미사일 발사차량 16대가 배치돼 최대 96발의 12식 지대함 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 육상자위대 서부 방면대는 규슈와 오키나와 방위를 담당하고 있다.
12식 지대함 미사일은 지난 2018년 림팩 즉 환태평양군사훈련 미 육군의 다영역 작전 전투실험에 참가해 실사격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고도의 전자전 환경 속에서 미 육군의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와 MQ-1C 그레이 이글 무인기에서 표적 정보를 받아 4발의 12식 지대함 미사일이 발사되었고 모두 목표물에 명중하는 성과를 올렸다.
12식 지대함 미사일체계의 미사일은 길이 5.08m,지름 35cm, 225kg인 탄두를 포함해 무게 661kg이다. 속도는 마하 1.5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자위대는 12식 지대함 미사일 발사차량 22대, 88식 미사일 발사차량 82대 등 총 104대의 지대함 미사일 발사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주목할 점은 2019년에 일본 방위성은 중국군에 대한 대처능력을 높이기 위해 12식 지대함 미사일의 사거리를 400km로 연장하는 방안을 결정한다. 그리고 2020년 12월에는 지대함 장사정 순항미사일 ‘스탠드오프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12식 지대함 미사일을 5년에 걸쳐 개량해 사거리를 1000km로 늘리기로 결정한 바 있다.
NHK 등 일본 언론은 새로운 장사정 순항미사일은 적의 사정거리 밖에서 표적을 공격하는 능력을 갖추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새 미사일은 기존 지대함 미사일을 기반으로 개발된다. 일본 방위성은 사거리 150~200km로 오키나와와 미야코해협의 미야코지마에 배치된 트럭탑재형 12식 지대함 유도탄의 사거리를 5년 동안 1000㎞로 늘린다. 무엇보다 적 레이더망을 피할 수 있는 스텔스 성능도 부여할 방침이다.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미사일은 육상과 함정, 항공기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개량된다.
이를 위한 예산안으로 335억 엔(약 3487억 원)을 책정했다. 사정거리 1000㎞라면 일본에서 북한을 즉시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발사 위치에 따라서는 중국에도 도달이 가능한 공격 무기체계가 된다. 사실상 12식 지대함 미사일을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사정거리 연장으로 오키나와 열도의 중심부에 위치한 미야코지마에서 대만과 오키나와 열도 사이의 해역과 미야코지마와 오키나와 사이의 해역 전체를 사정권에 두게 되면서 일본 육상자위대는 지대함 미사일만으로도 중국 해군 동해함대의 태평양 진출로를 차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 이 같은 까닭이다.
일본은 지난 2022년 안보관련 법령 개정으로 ‘적기지 반격능력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장거리 순항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등 각종 타격무기의 도입이 가능해졌다. 이에 일본 방산업체들의 각종 신무기들을 공개하고 있다. 당장 ‘일본 2023년 DSEI 방산전시회’에서 그 동안 대함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은 미쯔비시 중공업이 독점적으로 개발·제작해왔던 것과 달리 이 전시회에선 가와사키 중공업이 장거리 스텔스 순항미사일 모형을 선보였다.
도서방위용 장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최대 사거리가 20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기존 12식 지대함 미사일(사거리 200㎞)을 크게 키우고, 스텔스 형상과 함께 날개를 장착해 비행거리 및 기동성을 향상시킨 사정거리 1000~1500㎞급 장거리 대함·대지 순항미사일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힌 이후 공개라서 현지 언론과 외신들의 주목을 받았다. ‘일본판 토마호크’로 불리는 이 미사일은 유사시 ‘적기지 반격능력’의 핵심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판 ‘토마호크’는 中 공격도 가능
일본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방어 등을 위해 장거리 미사일을 3단계로 개발·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1단계로 사거리 1000㎞ 가량의 장거리 순항 미사일(12식 지대함미사일 개량형)을 2026년부터 일본 서남부 난세이 제도에 배치해 운용을 시작한다. 2단계로는 요격이 어려운 ‘도서 방어용 고속 활공탄’을 포함한 사거리 2000㎞ 이상의 미사일을 혼슈에 배치할 예정이다.
이후 지상 배치형은 2025년까지 실용화 준비를 끝내고, 함정 탑재형은 2026년, 전투기 탑재형은 2028년에 시험 제품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개발비는 총 1000억 엔(약 1조400억 원)이 투입된다. 참고로 일본 본토에서 중국 베이징까지 거리는 1500 km다.
12식 지대함 미사일은 하푼 미사일급으로, 일본의 계획처럼 개량형으로 실전 배치되면 일본판 토마호크 미사일로 탄생하는 셈이다. 하푼이나 토마호크는 둘 다 동일하거나 비슷한 제트 엔진을 사용하고, 외양과 연료량, 탄두중량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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