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中은 왜 보지도 못하는 ‘삼체’에 화를 낼까 [Global Why]

넷플릭스 8부작 시리즈 '삼체'에 中 뿔나

문화대혁명 표현에 "中 부정하려는 의도"

"中이 부른 재앙, 백인이 구하는 이야기"

전문가들은 “민족주의가 반발 원인” 분석

문화대혁명을 묘사한 넷플릭스 시리즈 ‘삼체’의 한 장면. 넷플릭스




중국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8부작 시리즈 ‘삼체(3 Body Problem)’를 두고 중국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자국을 묘사하는 방식이 부정적이라는 게 이유다. 원작이 품은 동양 문화의 맥락을 서양 중심적 시각으로 풀어낸 것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3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의 신작 시리즈 삼체가 중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넷플릭스가 차단돼 있지만 많은 중국인들은 해적 사이트나 우회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시리즈를 시청한 후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서 논쟁을 벌이고 있다.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시리즈 첫 화의 오프닝 장면이다. 오프닝에서 천체물리학자 예원제는 문화대혁명 당시 스승이었던 아버지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가르친다는 이유로 홍위병에게 끌려가 맞아 죽는 광경을 목격한다. 그는 과거의 끔찍한 경험 탓에 인류에 대한 희망을 잃었고 지구에 적대적인 외계 문명을 불러오는 운명적인 결단을 내린다. 이 장면은 역사적 사실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원작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이 도입부가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주기 위해 의도한 것이라고 반발한다. 지난해 텐센트가 제작한 ‘중국판’ 삼체 시리즈에서도 문화대혁명 부분은 거의 묘사되지 않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웨이보의 사용자들이 “왜 중국의 실수를 영원히 기억해야 하는가” “넷플릭스는 중국을 나쁘게 보이게 하기 위해 시리즈를 제작한 것”이라며 불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 역시 웨이보의 게시물을 인용해 “넷플릭스가 의도적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향해 ‘외계인을 지구로 데려온 것은 중국인’이라는 무서운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 같다”고 썼다.



원작의 무대인 중국을 영국으로 옮긴 각색도 비평의 대상이다. WSJ는 “원작의 중국인 남성 영웅 캐릭터는 다른 피부색을 가진 배우에게 맡기고 중국은 악당으로 남겨뒀다”는 게시물이 중국인의 추천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또 다른 게시물도 “(넷플릭스의 삼체는) 중국 여성이 인류를 우주의 늑대에게 던진 후 옥스퍼드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 구출하는 이야기가 됐다”며 비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삼체를 둘러싼 논쟁이 결국 민족주의 탓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홍콩 침례대의 잉주 교수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민족주의가 삼체를 비판하는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중국문화학과 마이클 베리 교수도 “중국 문화를 일차원적으로 묘사한 것에 대한 경계심이 과민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일부 중국인들 역시 넷플릭스가 중국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대륙과 문화, 시대를 넘는 글로벌적인 이야기로 표현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의 콘텐츠(IP)가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것이 고무적”이라는 취지다. 삼체의 첫 두 에피소드를 연출한 홍콩 출신 쩡궈샹 감독도 “중국을 비방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넷플릭스 버전의 ‘삼체’는 중국판보다 조금 더 국제적이어야 했다”는 입장이다.

삼체 시리즈는 2015년 ‘SF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휴고상을 아시아 최초로 수상한 중국 작가 류츠신의 소설 ‘삼체-지구의 과거’ 3부작을 원작으로 한다. 넷플릭스가 편당 2000만 달러(약 270억 원)라는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고 ‘왕좌의 게임’ 제작자인 DB와이즈와 데이비드 베니오프, ‘트루 블러드’의 작가 알렉산더 우가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