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가 화재 발생 시 진압이 까다로운 전기차의 특성을 감안해 10분이면 불을 끌 수 있는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DL이앤씨는 부산 소재 선박 기자재 전문 중소기업인 탱크테크와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화재가 발생하면 차량 위치로 진압 장비를 이동시킨 뒤 전기차 하부에 구멍을 뚫고 물을 분사하는 방식이다. 선박 컨테이너 내부 화재 시 드릴로 구멍을 뚫고 불을 끄는 기술에서 착안했다. 선박 컨테이너용 천공 기술을 전기차 화재 진압에 적용해 건물 설계에 맞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은 DL이앤씨의 기술이 세계 최초다.
DL이앤씨가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은 전기차 화재가 내연기관 차량 화재보다 진압이 어려워 공동주택에서 발생할 시 대규모 재난으로 확대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화재가 발생하면 배터리 온도가 1000도 이상으로 급상승하는 ‘열 폭주’ 현상을 보인다. 배터리가 보호 팩으로 덮여 있어 일반적인 소화 약제가 잘 들지 않아 진압에만 짧게는 1시간, 길게는 8시간이 걸린다.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은 화재를 인지하고 진압을 지시하는 중앙 관제 시스템과 직접 화재를 진화하는 진압 장비로 구성된다. 진압 장비의 드릴은 별도의 전원공급 없이 수압만으로 작동이 가능하다. 현대자동차 성능테스트 및 방재시험연구원의 ‘전기차 실물차량 화재 시험’을 통해 성능 검증도 완료했다. 배터리 종류에 관계없이 10분이면 화재 진압이 가능하다.
DL이앤씨는 ‘e편한세상’ 아파트 현장에 시스템을 시범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 내년부터 전기차 충전 시설을 총 주차면 수 대비 10% 이상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해 관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탱크테크는 앞서 현대차 생산공장과 일부 지역 소방서 등에 제품을 납품했다. 향후에는 국내외 아파트 및 일반 건축물, 관공서 등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비중이 늘어난 만큼 화재에 대한 불안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며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이 전기차 화재에 대한 사회적인 불안감을 크게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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