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을 8일 앞둔 2일 민심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충청을 찾아 “우리가 생각하는 최악의 정부는 바로 문재인 정부”라며 전임 정권의 실정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지지층들을 향해서는 “지금은 중요한 결전 앞에서 뭉쳐야 할 때”라며 내부 결속을 주문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충남 천안 유세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나라가 망해갔던 게 기억 안 나시는가”라고 말했다. 전날 문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70 평생에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고 발언하자 한 위원장이 이를 정면으로 받아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세종 유세에서도 “(문 전 대통령은)기억력이 나쁘신 것 같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최악의 정부는 바로 문재인 정부”라고 직격했다.
전임 정권을 맹폭한 그는 한미일 공조와 원전 생태계 복원, ‘건폭(건설폭력)’ 엄중 대처 등을 윤석열 정부의 성과로 제시하며 “우리 정부가 그동안 해온 일을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원전 생태계가 무너져 전기료가 오르는 나라로 돌아가고 싶나. 중국에 ‘혼밥외교’를 하고 무시당하고 다시 ‘셰셰’ 외교하는 문재인 정부로 되돌아갈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화물연대의 ‘뗏법식’ 파업과 폭력적 노조 활동으로 피해는 우리 모두가 입었다”며 “다시 문재인 정부로 돌아가서 그 사람들이 마구 드러눕는 시대로 돌아가고 싶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한 위원장의 발언은 전임 정부와 대조되는 현 정부의 성과를 부각하는 동시에 정부·여당이 ‘원팀’임을 강조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전날 부산 유세에서 “정부가 여러분의 눈높이에 부족한 것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책임이 저한테 있지는 않지 않나”며 정부와 대통령실로부터 거리를 뒀던 것과는 달라진 톤이다.
최근 여권 열세 지역 후보들을 중심으로 윤석열 대통령 탈당과 내각 총사퇴 등 강도 높은 요구가 나오자 내부 분열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우리는 역사적 결전을 앞에 두고 있다. 잘못이 있고 문제가 있다면 그 책임은 모두 저에게 있다”며 “지금은 뭉쳐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죽는다”고 당부했다.
대신 한 위원장은 야권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는 “범죄 혐의가 주렁주렁 달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권력을 잡게 되면 다 그때(문재인 정부)로 돌아가고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위원장은 ‘편법 대출 의혹’이 불거진 양문석 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사퇴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그는 각종 막말 논란이 불거진 김준혁 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에 대해서도 “김 후보의 말은 이 대표의 수준에 이르렀다. 이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며 “김 후보도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한 위원장은 충청 표심을 잡기 위한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 공약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회 이전은 충청을 대한민국의 진짜 중심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이라며 “국회가 완전하게 충청으로 이전하기를 바란다면 저희를 선택해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와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지원을 국정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며 당정 원팀 기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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