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사법리스크 제로’ 강조 전략을 적극 펼치고 있다. 이재명·조국 대표와는 달리 본인들은 법적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만큼 정권 심판을 차질 없이 완수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기간’이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좀처럼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타 야권 후보들과의 적극 차별화를 통해 막판 뒤집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3일 이준석 대표는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재명·조국 대표는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에 추후 윤석열 정부에 대한 선명한 비판을 하기 어렵다”며 “선명한 여권 심판을 위해선 꾸준히, 논리적으로, 합리적으로 윤 정부를 지적해왔던 개혁신당에 한 표를 보내주시는 게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혁신당이 보수 계열 정당인 만큼 범야권에 속하는 게 맞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도 “당연히 저희는 윤석열 정부를 지적하면서 창당했기 때문에 큰 틀에선 정부를 견제하는 야당”이라고 답변하며 개혁신당이 정권 심판의 적임자라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이낙연 공동대표 역시 전날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본인을 “사법리스크가 없는 유일한 지도자”라고 소개하며 “사법리스크 세력으로는 검찰 정권 심판이 어렵다. 저희 새로운미래를 앞장세워 정권을 확실히 심판하는데 도움을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두 대표가 입모아 ‘사법리스크’를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은 조국혁신당 견제 차원이 크다. 조국혁신당은 창당 약 한 달만에 30%에 육박하는 여론조사 지지율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초기부터 ‘검찰독재 종식’을 선언하며 정부와 선명한 대립각을 세운 게 기존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도 끌어들였다는 평가다.
다만 이는 곧 같은 3지대에 속하는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의 파이를 갉아먹는 결과로 이어졌다. 두 정당의 지지율은 현재 3~4%대에 머문다. 개혁신당의 경우 창당 초기였던 지난 1월만 해도 10%대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수치다.
선거를 앞두고 정권심판론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두 대표로 하여금 ‘사법리스크 제로’를 연신 강조하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최종 판결에 따라 감옥에 가게 될 수도 있는 이재명·조국 대표와 달리 본인들은 정권 심판을 끝까지 완수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전략이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공동으로 여론조사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달 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에 대한 긍정 평가는 한 달 전보다 5%포인트 내린 34%, 부정 평가는 5%포인트 오른 61%였다. 모름·무응답은 5%를 유지했다.
다만 조국혁신당 ‘돌풍’이 일주일 새 꺾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동일한 여론조사에서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은 조국혁신당 25%로 국민의미래(24%)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조 대표 본인의 사법리스크는 물론 박은정 논란 등에도 끄떡없는 양상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타 제3지대 신당들은 조국혁신당 등장 이후 완전히 존재감을 잃게 됐다”고 진단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무선전화 면접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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