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발생한 규모 7.2 강진으로 피해가 불어나는 가운데에서도 피해를 입지 않은 초고층 빌딩 타이베이101′(TAIPEI 101)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4년 완공된 타이베이101은 수도 타이베이 신이구에 위치한 지상 101층·지하 5층짜리 복합쇼핑몰이다. 높이 509m의 초고층으로 세계에서 9번째로 높은 건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4일(현지시각) 대만의 랜드마크이자 대만 내진설계의 상징으로 불릴 만큼 기술력을 자랑하는 타이베이101에 대해 조명했다.
이번 대만 강진으로 지금까지 9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10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반면 타이베이101은 이런 상황에서도 비교적 멀쩡한 모습이었는데, 그 비결은 노란색 강철 구체 ‘댐퍼보이’에 있다. 지진과 강풍 등 자연재해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무게만 660t에 이른다.
댐퍼보이는 타이베이101의 87층과 92층 사이에 있다. 두께가 각각 약 13㎝인 철판 41개를 겹겹이 쌓아 용접해 공 모양을 만들었다. 직경은 약 5.5m다. 42m 길이의 강철 케이블 92개가 이 공을 붙잡고 있는 형태다. 강철로 만든 거대한 추가 지상으로부터 305m가량 위에 매달려있는 셈이다.
외부 힘에 의해 건물이 움직일 때, 댐퍼보이는 그 방향과 반대로 흔들려 건물 전체의 균형을 맞춘다. 외부 동력이나 제어 없이 중력과 건물 움직임으로만 건물의 움직임을 최대 40%까지 줄여줄 수 있다.
타이베이101은 2002년 3월 공사 도중 이미 7.1 규모의 강진을 맞은 적 있다. 인근 저층 건물들이 하나둘 쓰러질 때, 타이베이101만 무너지지 않고 멀쩡했다.
이와 비슷한 구형 추는 다른 나라 건물에도 있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타워와 아일랜드 더블린 첨탑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다른 곳과는 달리 타이베이101의 경우 방문객들이 공공 전망대에서 댐퍼보이를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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