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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흔들려도…앵커는 마이크를, 간호사는 신생아 침대를 놓지 않았다

대만 뒤흔든 7.2 강진 속 소임 다한 영웅들

간호사, 신생아실 침대 한데 붙잡아 지키고

앵커·캐스터, 침착하게 생방으로 소식 전해

대만 강진 속 신생아들 침대를 붙잡고 지키는 간호사들. BBC캡쳐




지난 3일(현지시간) 대만 동부 화롄현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7.2의 강진 속에서도 묵묵히 소임을 다한 ‘영웅’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대만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건물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신생아들을 지키기 위해 나선 간호사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이 공개한 영상에는 간호사 4명이 아기들이 누워있는 침대들을 신생아실 가운데로 몰아놓고 붙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신생아 침대가 이리저리 휩쓸리다 보면 자칫 창문이 깨지는 와중에 신생아들이 다칠까 봐 걱정됐던 것이다.

생방송 중 스튜디오가 요동치는데도 침착하게 진행을 이어간 대만 앵커들도 화제를 모았다. 이날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CNN방송은 대만 산리뉴스 정링위안 앵커가 출연한 뉴스 방송 영상을 공개했다.

대만 강진으로 스튜디오가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침착하게 뉴스를 진행하는 대만 앵커 소식 전하는 CNN방송. 대만 자유시보 캡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정 앵커는 3일 오전 7시 58분쯤 마약을 소지한 남성이 몰던 차량을 경찰이 총을 쏘며 저지했다는 뉴스를 전하고 있었다.

뉴스를 다 마치기 전에 지진 소식이 들어오자 그는 급하게 주제를 돌려 속보 체제로 돌입했다. 지진 발생 사실을 처음 알리고 약 5초 뒤 스튜디오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으나 그는 자리를 서서 평정심을 잃지 않고 "시청자들은 안전에 유의하라"고 말했다.



정 앵커는 자유시보와 인터뷰에서 "속으로 '도망가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국 마음 속 공포를 누르고 방송을 계속했다"고 털어놨다.

"또다시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묻자 그는 "버티려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강진 속 속보 이어가는 대만 기상 캐스터. 대만 아이뉴스 캡쳐


대만 아이뉴스 천쯔리 기상 캐스터도 스튜디오 조명등이 좌우로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차분히 지진 소식을 이어가 감탄을 자아냈다. 심한 진동에 한 손을 뒤쪽 스크린에 짚으면서도 끊임없이 보도를 이어갔다.

대만 당국은 이번 지진이 2400명의 사망자가 나왔던 1999년 규모 7.6 지진 이후 25년 만의 강진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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