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의 끊이지 않는 네거티브 공방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총선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 일찌감치 생산적인 정책 선거는 실종된 채 여야 지도부 모두 소모적 말싸움에만 매달리면서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주말 총선 정국을 뜨겁게 달군 화두는 단연 ‘대파’였다. 정부의 물가 관리를 비판하기 위한 야당 유권자들의 선거운동에 여야 대표까지 참전하면서 소모적 공방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우리나라가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모범적인 민주국가였는데 대파 들고 투표소 가지 말라는 해괴한 ‘파틀막’이 벌어져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현저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사전투표소에 대파 반입을 금지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 대표는 주말 유세 내내 “그럼 쪽파를 들고 가라” “디올백은 가능하느냐” 등 유세의 상당 부분을 정책이나 공약 대신 대파 논란에 할애했다.
‘정치를 희화화하지 말라’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대파 논쟁에 가세했다. 한 위원장은 “그런 식이라면 ‘일제 샴푸’나 ‘위조된 표창장’ ‘법인카드’ 이런 것을 들고 투표장에 가도 되는가”라며 맞불을 놓았다. 이에 맞춰 국민의힘은 이 대표 관련 의혹을 겨냥해 선관위에 일제 샴푸, 초밥 도시락, 법인카드, 형수 욕설 녹음기, 위조된 표창장 등을 지참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묻는 정식 공문을 발송했다.
유럽에서 선거운동에 언급될 수 없는 ‘히틀러’ 공방도 벌어졌다. 한 위원장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히틀러에 비유하면서다. 한 위원장은 조 대표에 대해 “허경영도 아니고 개인 이름으로 당을 만드는 데 농담 같은 것 아니었나”며 “히틀러가 처음 등장할 때도 농담 같았다고 다들 웃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 위원장이 저보고 히틀러라고 하는데 거울을 보고 얘기하는 것 같다”며 “우리나라에서 정치 이념으로 가장 극우적인 정치 집단이 어디냐”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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