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판사·변호사·회계사·의사 등 ‘사’ 자(字)가 들어가는 직업은 대체로 선망받는 직업에 속한다. 관련 대학 입시나 전문직 시험에 해가 갈수록 지원자들이 몰려들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직종들은 인기만큼 돈도 많이 번다. 국세청에 따르면 1인당 평균 전문직 사업소득(2021년 기준)은 의사가 2억 6900만 원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뒤를 이어 회계사가 1억 1800만 원, 변호사 1억 1500만 원, 변리사 9300만 원 등의 순이다.
‘사’ 자 직업 접미사에 쓰이는 한자는 ‘일 사(事)’ ‘선비 사(士)’ ‘스승 사(師)’ 등으로 각기 다르다. 검사(檢事)·판사(判事) 등은 일 사, 변호사(辯護士)·회계사(會計士) 등은 선비 사, 의사(醫師)·교사(敎師) 등은 스승 사 자를 쓴다. 일 사 자 직업은 ‘그런 일을 맡은 사람’, 선비 사 자 직업은 ‘자격증을 가진 사람’, 스승 사 자 직업은 국어사전의 ‘스승’의 의미처럼 언행일치와 솔선수범으로 ‘가르쳐 인도하는 사람’쯤으로 해석될 수 있겠다. 이에 대한 물음에 국립국어원은 “직업을 뜻하는 접미사 어원의 의미는 근거가 남아 있지 않아 추정만 할 수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
다만 의사를 ‘의사 선생님’이라고 흔히 부르는 데도 ‘스승’의 의미가 담겼을 수 있다. 중국에서는 의사를 지칭해 ‘의생(醫生)’ ‘대부(大夫)’라는 말을 주로 쓰고 ‘의사(醫師)’도 드물게 쓴다. 일본에서는 우리처럼 ‘의사(醫師)’가 많이 쓰이지만 ‘의자(醫者)’라는 명칭도 이따금 사용된다. 의사를 일컫는 영어 단어 ‘닥터(doctor)’는 ‘가르치다’ 라는 뜻의 라틴어 ‘docere’에서 유래했다. ‘닥터’가 먼저 개화한 일본을 통해 한국에 넘어와 ‘의사’라는 용어로 굳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의사들이 기득권을 지키려고 대안도 내놓지 않은 채 집단행동을 지속하고 있다. 수술이 미뤄진 중증 환자들과 가족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응급 환자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의사들은 ‘스승’이라는 의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 우선 집단행동을 거두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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