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강력한 ‘정권 심판론’ 바람을 타고 최대 승부처인 서울의 한강 벨트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전국 단위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은 이번에도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전통적 텃밭인 호남과 대구·경북(TK)에서는 지역구를 싹쓸이하며 철옹성임을 과시했다. 부산·울산·경남(PK) 낙동강 벨트는 여야가 4년 전과 비슷한 수준의 성적을 거두면서 격전지임을 재확인했다.
11일 오전 1시 30분 기준 4·10 총선 개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수도권 122개 지역구 가운데 98곳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권역별로 서울 34곳, 인천 12곳, 경기 52곳이다. 그중에서도 서울 ‘한강 벨트’ 13곳 가운데 9곳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서울 내 전통적 강세 지역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에서 우위를 점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단 한 번도 보수 정당에 배지를 내주지 않은 도봉을에서 김재섭 후보가 당선된 것은 성과다.
민주당의 강세는 경기 지역 ‘반도체 벨트’에서도 이어졌다. 경기 수원·화성·용인·평택의 16개 지역구 중 15곳에서 앞섰다. 민주당은 화성을에서만 공영운 후보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14개 지역구가 있는 인천에서는 여야 모두 4년 전 당선시킨 지역구(민주당 12곳, 국민의힘 2곳) 방어에 성공했다.
PK ‘낙동강 벨트’의 경우 이번에도 여야가 팽팽히 맞섰다. 민주당은 PK 지역에서 두 자릿수 의석 달성을 목표로 잡았지만 국민의힘의 거센 방어에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그나마 울산에서 진보당과 단일화한 북구를 포함해 동구까지 두 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중원’인 충청권 역시 4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민주당이 승기를 잡은 모습이다. 대전(7곳)과 세종(2곳·새로운미래 포함)에서는 두 번 연속 민주 진영 정당이 싹쓸이했다. 충남 또한 4년 전보다 두 석을 더 얻으며 8석을 가져갔다. 충북에서는 21대 총선과 비교해 여야 모두 현상 유지(민주당 5석, 국민의힘 3석)를 했다. 강원은 8곳 모두 현역 의원(민주당 2곳, 국민의힘 6곳)이 앞서고 있다.
여야 모두 텃밭 지키기에는 성공했다. 민주당은 호남 28개 지역구와 제주 3곳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고 국민의힘도 TK 25개 지역구를 석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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