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소환 조사 가능성에 대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소환 조사도) 할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22대 총선에서 검찰을 강력하게 압박하는 공약을 내세운 범야권이 또다시 입법권을 장악하면서 검찰 수사 분위기도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 소환 필요성에 대해) 수사 대상·방식에 대해서는 제한 없이 사안의 실체 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사할 것”이라며 김 여사에 대한 소환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어 “구체적인 수사 사항에 대해서 말하기 어렵지만 필요한 내용을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며 2021년 12월 권오수 전 회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다만 김 여사는 기소하지 않았다. 권 회장은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달 25일 재판이 재개된다. 검찰은 김 여사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매매로 23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의견서를 내는 등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이날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사건은 특검이 아닌 우선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 미묘한 뉘앙스 변화도 감지됐다. 조 대표는 “김 여사 사건은 검찰이 수사를 했고 공범도 재판을 받아 검찰이 웬만큼 진상을 파악한 상황”이라며 검찰이 먼저 앞장서서 수사하고 안 되면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이 22대 총선에서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도 통과시킬 수 있는 187석을 확보하면서 이처럼 검찰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해지고 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이번 총선의 우선 과제로 ‘검찰 개혁’을 기치로 내걸었다. 민주당은 총선 공약으로 △수사·기소권 분리 △수사절차법 제정 △검사의 기소·불기소 재량권 남용에 대한 사법 통제 실질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조국혁신당 역시 △수사·기소권 분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강화를 통한 검찰권 분산 △검사장직선제·기소배심제도 등을 약속했다.
특히 검사장직선제를 도입해 검찰의 수직적인 권력 구조를 해체하고 검찰권 분산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조국혁신당의 공약에 따르면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없애고 중대범죄수사청·마약수사청·금융범죄수사청 등 전문 수사청을 만들어 검찰의 수사권은 여러 곳으로 분산된다. 조 대표는 10일 방송 3사 총선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인터뷰에서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