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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참지 마세요…'콜라겐 주사'로 회전근개파열 손쉽게 치료 [메디컬인사이드]

■ 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유순용·최경원 원장

인체무해한 보충재 질환부위 주입

통증 완화·어깨 기능향상에 도움

수술 없이 전층파열로 진행 억제

6개월 후 환자 37% "효과 봤다"

이미지투데이




“하루에도 수십 번 무거운 상자를 들고 나르는데 어깨가 말을 듣지 않으니 여간 고역이 아니었거든요. 통증이 사라지니 몸도 한결 가볍습니다. ”

5년차 택배기사 서경민(46·가명) 씨는 매일 아침 파스를 붙이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곤 했다. 택배 일을 시작한 후 고질병처럼 따라다니는 어깨 통증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설 연휴에 택배 물량이 급증하며 작업량을 늘린 이후부터 어깨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 진통제를 먹으며 버티다 어깨가 아파 팔을 들기 어렵고 밤잠을 설칠 지경에 이르러 집 근처 병원을 찾은 서씨는 의료진으로부터 회전근개가 파열됐다는 소견을 들었다.

◇ 어깨 힘줄, 파열 범위 50% 넘으면 수술 치료 권고


회전근개는 몸통의 견갑골에서 시작해 어깨 관절을 이루는 뼈들 사이를 통과하는 4개의 근육(극상근·극하근·소원근·견갑하근)과 힘줄의 복합체다. 다양한 회전 운동을 담당할 뿐 아니라 상완골의 안정성을 유지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구조물이다. 이 중 하나라도 파열되면 팔과 어깨에 통증이 생기고 움직임도 제한될 수 있다. 회전근개는 힘줄이 찢어진 정도에 따라 크게 전층파열과 부분파열로 나뉜다. 힘줄에 완전히 구멍이 뚫린 전층파열은 가급적 빨리 수술적 봉합을 해주는 것이 좋다. 파열의 크기가 커질수록 수술 후 재파열이 될 확률이 높고 어깨 근력이 약화될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수술은 관절 내시경을 통해 힘줄의 파열 정도나 위치를 살펴보고 꿰매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부분파열로 진단됐더라도 파열의 범위가 힘줄 두께의 50% 이상을 넘으면 전층파열로 넘어갈 위험이 높아 수술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일정 부분 이상의 파열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파열의 크기가 1년에 4~6mm가량 커진다는 보고도 있다.

◇ 40대부터 어깨 퇴행성 변화…골프·테니스도 발병 위험 높여


서씨의 경우 회전근개 파열 범위가 힘줄 두께의 50%를 넘지 않아 당장 수술이 필요한 상태는 아니었다. 경미한 부분파열은 통상 약물·물리치료·체외충격파 등 보존적인 치료를 진행한다. 쉬는 날 모자란 시간을 쪼개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 통증과 염증반응을 소폭 줄여주는 정도라 치료가 탐탁지 않았다. 어깨에 부담을 주는 작업이 많은 직업의 특성상 전층파열로 진행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컸다. 팔을 움직일 때 딱딱거리거나 서걱하는 듯한 소리가 나면 종일 얼굴이 어두워지곤 했다.



360도 회전하는 어깨는 운동 범위가 넓은 만큼 불안정성이 크고 퇴행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어깨병변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3년 190만7373명에서 2022년 244만1837명으로 10년새 28% 가량 늘었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전체 어깨질환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유순용 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40대 이후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고 어깨 주위의 근육이나 힘줄이 약해지면서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며 “팔과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을 갖거나 골프·배드민턴· 테니스 등 어깨에 부담을 주는 운동을 즐겨하는 경우도 회전근개 파열과 같은 어깨질환 발병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 콜라겐주사, 단 1회 치료로 통증·기능 개선 효과…만족도도 높아




회전근개 파열은 대표적인 퇴행성 어깨질환이다. 수술시기를 놓치면 힘줄이 완전히 끊어져 원상태로 복귀시키기 어렵다. 특히 힘줄을 잡아당길 수 없는 상황이면 인공관절 수술을 할 수 밖에 없다. 서씨처럼 경미한 부분파열 환자도 의료진 입장에서는 고민거리였다. 아직 수술하기는 이른데 보존적 치료만으로 환자의 고충을 덜어주기에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았다.

서씨의 고민을 덜어준 건 비슷한 증상으로 퇴사까지 고민하던 동료가 ‘콜라겐주사’ 후 통증에서 해소됐다는 소식이었다. 콜라겐 주사는 힘줄과 인대의 구성 성분으로 인체에 사용해도 무해하게 만든 ‘아텔로콜라겐’ 성분의 조직 보충재를 병변 부위에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일반 콜라겐에 비해 세포재생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지며 성형외과 등에서 오랜 기간 사용해 왔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고 학술적 근거가 쌓이며 회전근개 부분파열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다.

최경원 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원장이 환자의 어깨에 콜라겐주사 시술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힘찬병원


김양수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2020년 미국스포츠의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회전근개 부분파열 환자에게 아텔로콜라겐을 1㎖ 주사하고 6개월 뒤 자가공명영상검사(MRI)를 시행한 결과 약 37%에서 파열 부위가 회복됐다. 1년간 조사한 통증 및 어깨기능점수도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사진 제공=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


힘찬병원은 회전근개 부분파열 환자들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고농도의 콜라겐을 사용하며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는 작년 12월부터 약 한 달간 회전근개 부분파열로 콜라겐 주사치료를 받은 환자 39명을 대상으로 통증의 정도·기능·만족도·전방굴곡·전방굴곡의 강도(근력) 등으로 구성된 UCLA 척도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5개 항목의 총점이 시술 전 19.9점에서 평균 3.2주 후 30.1점으로 약 51%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 시술 전후의 점수를 비교해보면 통증의 정도는 5.9점에서 7.8점,기능은 6.0점에서 8.2점으로 각각 32%, 37% 개선됐고 시술을 받은 환자의 98%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유순용(왼쪽)·최경원 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이 콜라겐 주사치료의 대상과 치료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최경원 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UCLA 총점 29점 이상이면 어깨 건강이 좋은 상태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수술 없이 파열 부위의 조직을 재생하고 전층파열로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유용한 대안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물론 어깨병변을 앓는 모든 환자가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유 원장은 “회전근개 파열은 치료의 골든타임이 중요하다”며 “부분파열 단계에서 적기에 콜라겐 주사를 맞으면 수술에까지 이르지 않고 통증 완화와 어깨의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증상을 방치하기 보단 서둘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길 권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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