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문제 삼아 미국 헤지펀드가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한국 정부가 삼성전자 주식 관련 손해도 배상해야 한다는 메이슨 측의 주장이 일부 기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상의 주요 주주였던 메이슨은 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해왔다.
법무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재판정의 주요 쟁점별 판단 결과를 공개했다.
우선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중재판정부는 “한국 정부가 (삼성전자 주가 하락과 관련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메이슨의 주장에 대해선 손해의 존재, 범위,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주장을 일부 기각했다.
앞서 메이슨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부결됐으면 실현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물산의 주식의 가치는 1억 4720억 달러”라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는 인정받지 못했고 정부의 “삼성물산 주식의 실제 주가를 기준으로 손해를 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인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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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측이 주장한 지연이자 등을 제외한 배상 원금은 3200만 달러(약 438억 원)으로 메이슨이 청구한 금액의 약 16%에 해당한다. '엘리엇 사건'의 인용률인 7%보다 높다.
법무부는 “엘리엇 사례에선 국내 상법상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을 통해 엘리엇이 보상받은 부분이 손해액 산정에 고려됐으나 메이슨의 경우 합병 발표 후 삼성물산 주식을 취득해 주식매수청구권이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이슨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승인하는 과정에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며 2018년 9월 ISDS를 통해 손해배상금과 연복리 5%의 지연이자를 배상하라는 국제중재를 제기했다.
한편 중재판정부는 "당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청와대 및 복지부의 국민연금에 대한 개입행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상 최소기준대우(외국인 투자에 대한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를 보장하는 것) 의무를 위반한 조치로서 메이슨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관련 손해를 초래하였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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