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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세월 어떻게 견뎠을까…마치 살아움직이는 듯한 폼페이 벽화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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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고대 도시 폼페이에서 보존 상태가 훌륭한 벽화 여러 점이 발견됐다. 프레스코 기법으로 제작돼 그림의 선과 색이 거의 그대로 남은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을 다룬 이들 벽화는 폼페이에서 가장 긴 도로 중 하나인 비아 디 놀라에 위치한 옛 개인 주택 연회장에서 발견됐다.

가로 15m, 세로 6m의 연회장 벽에 그려진 한 벽화에는 그리스 신화 속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나를 처음 만나는 장면이 묘사돼 있다. 파리스가 헬레나를 유혹하면서 트로이 전쟁의 불씨가 됐다.



또 다른 작품에는 그리스 신화의 태양신 아폴론이 트로이의 공주 카산드라에게 구애하는 모습이 담겼다. 헬레나의 어머니 레다가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와 함께 있는 벽화도 눈길을 끈다.

해당 벽화에 사용된 프레스코 기법은 벽면에 석회를 바른 뒤 수분이 마르기 전에 채색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인류 회화사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 기술 또는 형태로 평가된다.

가브리엘 추흐트리겔 폼페이 고고학공원 소장은 발견된 이들 작품이 기원전 15년에서 서기 40∼50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연회장 벽을 검게 칠한 건 기름 램프의 그을음을 감추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당시 폼페이인은 해가 진 뒤 연회를 위해 이곳에 모였고 와인을 몇 잔 마신 뒤 깜빡이는 불빛 속에서 그림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라고 했다.

고고학자들은 이들 프레스코 벽화를 폼페이의 가장 놀라운 발견 중 하나로 평가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젠나로 산줄리아노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폼페이는 발굴할 때마다 아름답고 의미 있는 것이 발견되기 때문에 놀라움과 감탄을 멈출 수 없는 진정한 보물창고"라고 말했다.

폼페이는 고대 로마제국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이라는 천재지변으로 한순간에 폐허가 됐다.

16세기 수로 공사 도중 유적이 출토된 것을 계기로 1748년에 첫 발굴 작업이 시작돼 현재는 과거 도시 형태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보존 상태가 훌륭한 데다 당시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고고학적 가치도 커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고고학 유적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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