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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술 깨는 약이야, 먹어봐"…'약물 성범죄', 지인이 더 무섭다

/연합뉴스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범죄가 일반적인 성범죄보다 상대적으로 지인 관계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중곤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조교수는 최근 학술지 경찰학연구에 2022∼2023년 나온 주도형 약물 이용 성범죄 1심 판결문 41건을 분석한 논문을 게재했다.

주도형 약물 이용 성범죄는 가해자가 적극적으로 피해자에게 약물을 투여해 항거불능 상태가 되도록 한 뒤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다.

판결문 41건의 사건 중 40건은 단독 범행, 1건은 2명이 공모한 범행이었다. 가해자는 모두 남성이었으며 피해자는 총 56명이었다.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도 2건 있었다.



가해자와 관계를 보면 지인으로부터 범행을 당한 피해자가 35명으로 첫 만남(17명)인 경우보다 배 이상이었다. 특히 지인 중에서도 가해자가 우월적 지위에 있던 피해자가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직장 상사가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들의 술잔에 약물을 섞거나 차에 태운 뒤 '술 깨는 약'이라고 속이며 약물을 먹여 성범죄를 저지른 사례도 있었다.

처음 만난 사이에서 범행이 일어난 건 채팅앱 등을 통해 교제 목적으로 만난 경우(7명), 클럽에서 만난 경우(6명) 순이었다.

김 교수는 2022년 대검찰청 범죄분석을 인용, 일반적 성폭력 범죄의 경우 가해자-피해자 관계가 타인(64.7%)인 비율이 가장 높았고 이웃이나 지인은 12.2%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약물 이용 성폭력 범죄는 일반적 성폭력 범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유흥을 위한 만남 등 피해자의 생활 양식에 따른 피해는 일부에 불과하다"고 해석했다.

판결문 속 범행에 가장 많이 사용된 약물은 수면제로 쓰이는 졸피뎀(26건)이었고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이 7건으로 그다음이었다. 다만 일명 '물뽕'으로 불리는 GHB 등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매우 짧은 약물을 활용한 암수범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김 교수는 부연했다. 아울러 "미국 법무부의 경우 약물 이용 성범죄의 개념, 주로 사용되는 약물의 종류 및 특성, 피해 의심상황 발생 시 대처요령 등을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책자로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대중교육은 잠재적 피해자들의 경각심을 높일 뿐 아니라 스스로 방어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잠재적 가해자의 죄의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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