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서 발작을 일으킨 운전자를 유리창을 깨고 구조한 30대 시민의 활약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10시께 울산시 남구 달동 한 마트 앞 도로 한 가운데 차 한 대가 갑자기 정차했다.
차는 2분 가까이 그대로 정차해 있었고, 다른 차들은 해당 차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지나가는 상황이 이어졌다.
마침 차를 몰고 그곳을 지나던 전지훈(33)씨는 경적을 울려도 정차한 차가 움직이지 않자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에서 내려 정차한 차로 다가간 전씨의 눈에는 뇌전증 질환으로 발작하는 있는 운전자 A(50대)씨의 모습이 들어왔다.
전씨는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해 상황을 설명한 후 구조대를 기다렸지만, 갑자기 A씨의 차가 출발해 주차된 차를 추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전씨는 운전자의 발작으로 차량 제어가 제대로 되지 않는 긴박한 상황이라 판단했다.
그는 당시 현장에 함께 있던 마트 업주로부터 건네받은 망치로 망설임 없이 차 유리를 깼고, 문을 열어 A씨를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다른 시민들도 전씨에게 힘을 보탰다.
A씨는 곧 도착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는 퇴원해 통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당시 안에 있는 환자를 구출하고 차를 멈춰야 하는데 망치로 유리를 깨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며 "생각보다 유리가 안 깨졌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스포츠센터에 근무해서 어느 정도 인명 구조나 안전 교육에 배경 지식이 있었다"며 "추후에 또 비슷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주저하지 않고 인명을 구하는 데 앞장설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 남부소방서는 위기 상황 속에서 시민을 구출한 공로를 인정해 전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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