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10명 중 4명은 4·10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 투표에서 낙선한 후보에게 표를 준 것으로 집계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삼파전 속 당선된 경기 화성을의 사표율은 58%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전국 254개 지역구에서 무효표와 기권표를 제외한 유효표 수는 2923만 4129표였다. 이 중 당선되지 못한 후보를 찍은 ‘사표’(死票)는 전체의 41.52%인 1213만 6757표에 달했다. 앞서 참여연대가 2020년 5월 분석한 21대 총선 사표율(유효표 중 사표가 차지하는 비율)은 43.73%였다.
이번 총선 전국에서 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구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경기 화성을이었다. 유효표 12만 2260표 중 사표가 7만 404표(57.59%)에 달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후보가 무소속 최경환 후보를 꺾고 당선된 경북 경산(56.57%), 김성회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한창섭·녹색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꺾은 경기 고양갑(54.69%)도 사표율이 높았다.
반대로 전국에서 사표율이 가장 낮은 지역구는 민주당 박지원 후보가 전국 최고 득표율로 당선된 전남 해남·완도·진도(7.64%)였다.
이어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9.30%), 전남 여수갑(11.11%) 순으로 사표율이 낮았다. 전국에서 사표율이 낮은 상위 10곳은 모두 호남이었다.
권역별로 보면 대표적인 ‘스윙보터’ 지역인 충청권(대전·세종·충북·충남) 사표율이 46.67%로 가장 높았다. 유효표 306만6716표 중 143만 1223표의 사표가 나왔다. 이어 부산·울산·경남(PK) 44.80%, 수도권 44.77%, 강원·제주 43.08% 순이었다.
PK는 유효표 438만 9295표 중 196만 6236표, 수도권은 1497만 6009표 중 670만 4205표, 강원·제주는 122만 3649표 중 52만 7106표가 사표였다.
수도권을 분리해서 보면 서울이 567만5천720표 중 252만 4562표(44.48%), 경기가 763만 5329표 중 342만 2877표(44.83%), 인천이 166만 4960표 중 75만 6766표(45.45%)였다.
사표율이 가장 낮은 권역은 22.92%를 기록한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 호남(광주·전북·전남)이었다. 호남에서는 286만 8123표 중 65만7443표의 사표가 나왔다.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TK) 역시 사표율이 31.38%로 전국 평균에 훨씬 못 미쳤다. 유효표 271만 337표 중 사표는 85만 544표였다.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사표율이 40%를 넘으면서 1개의 지역구에서 표를 가장 많이 받은 1명의 후보만 선출하는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낮은 비례성으로 인해 민심을 왜곡할 수 있고 유권자의 사표 방지 심리를 유발해 양당제를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전국 득표율은 각각 45.08%와 50.48%로 5.4%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실제 의석수는 민주당 161석으로 국민의힘 90석보다 71석이나 많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대선거구제(1개 지역구에서 2명 이상 선출)로 가면 되는데 거대 정당이 반대할 것"이라며 "중대선거구제가 되면 극단적 대립도 많이 사라지고, 영·호남 구도도 옅어지면서 사표 방지 효과까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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