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색깔만큼 화려한 플레이로 올 시즌 골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선수들이 있다. 김재희(23·SK텔레콤), 조아연(24·한국토지신탁), 문정민(22·SBI저축은행)이다. 강한 개성만큼 시즌 초반 성적도 뚜렷하다. 18일 경남 김해의 가야CC(파72)에서 이들을 만나봤다. 이곳에서는 19일부터 사흘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9억 원)가 열린다.
강렬한 빨간색으로 염색을 한 김재희는 “지난해부터 염색을 하고 싶었다. 강렬한 빨강이면 좋을 것 같아 (이달 국내 개막전에 앞서) 머리색을 바꿔봤다”고 했다. 지난달 시즌 개막전인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90전 91기’를 이룬 김재희다. 시즌 5승으로 목표를 크게 잡은 그는 4개 출전 대회에서 컷 탈락 없이 순항 중이다.
환한 색깔과 어두운 색을 섞은 스타일의 조아연도 시즌 초 기세가 심상치 않다. 2019년 신인왕이자 통산 4승을 기록하고 있는 조아연은 지난해 크고 작은 부상 등에 일곱 차례 컷 탈락과 다섯 차례 기권으로 고전했다. 하지만 올 시즌 조아연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14일 끝난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를 기록하며 부활 채비를 마쳤다. 조아연은 “이번 대회에 앞서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을 가다듬었다. 바람도 많이 불고 선호하는 잔디는 아니지만 그런 만큼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팬들에게 ‘임팩트’를 주기 위해 노란색으로 염색을 했다는 문정민도 선전하고 있다. 해외에서 열린 첫 두 번의 대회에서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국내 개막전으로 치러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리며 팬들에게 확실한 존재감을 알렸다. 60일간의 태국 겨울 훈련 동안 하루 4~5시간을 퍼팅 그린에서 보낸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는 모습이다.
이번 대회 코스는 KLPGA 투어에서 가장 긴 6818야드다. 장타자인 문정민에게 눈길이 더 가는 이유다. 연습 라운드를 마친 그는 “톱 10에 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대회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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