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000720)이 올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수주 증가와 국내외 주요 사업장의 공정 가속화에 힘입은 덕분이다. 지지부진하던 주가도 모처럼 만에 상승세를 탔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중동지역의 원자로 건설 수주를 안정적으로 이어가며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전장 대비 2.62%(850원) 오른 3만 3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건설은 이날 올 1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250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6%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8조 5453억 원, 당기순이익은 208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7%, 38.4% 늘었다. 증권가 컨센서스(시장 전망 평균치)인 매출액 7조 4890억 원, 영업이익 2013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주택 부문의 견조한 성장과 함께 샤힌 프로젝트 등 국내 사업이 본격화되고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등 해외 대형 현장의 공정이 가속화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3% 증가한 9조 5177억 원으로 이는 연간 수주 목표 29조 원의 32.8% 수준이다. 특히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2단계 등 메가 프로젝트 수주로 인한 해외 수주액은 5조 4539억 원을 기록했다. 수주 잔액은 91조 2515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1.7% 상승한 수치다.
‘깜짝 실적’ 발표에 현대건설의 주가도 파란불이 켜졌다. 건설 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 채무 우려로 현대건설의 주가는 2021년 7월 6만 원대를 기점으로 줄곧 하락세를 보여왔다. 올해 들어서는 3만 1000원대와 3만 5000원대 사이에서 횡보했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PF보증의 주요 위험으로 간주되는 미착공 도급사업 보증금액은 4조 4000억 원(자기자본 대비 54%)이나 이 중 수도권에 위치한 현장 비중이 99%에 달해 사업성 저하로 인한 본 PF 전환 실패와 유동성 리스크가 낮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현대건설의 신용등급은 ‘AA-’로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올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 금융상품 포함)은 3조 5159억 원이며 지불능력인 유동비율은 179.8%, 부채비율은 129.1%를 기록했다.
장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올해 8조~9조 원 규모로 거론되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건설 공사의 우선협상 대상자로도 선정됐다”며 “고성장이 전망되는 사우디 시장과 원전 분야가 현대건설에 익숙한 지역과 공종이라는 점은 밸류에이션 상향 근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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