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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로이드는 안 좋다던데” 현직 의사가 말하는 ‘비염’ 치료의 오해[건강 팁]

■ 서민영 고대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

전 세계 5명 중 1명 꼴로 앓는 ‘알레르기비염’ 삶의 질과 직결

코감기와 증상 유사…방치하면 천식·부비동염으로 이어지기도

원인 물질 차단만으로는 한계…적절한 약물요법이 가장 중요

이미지투데이




알레르기비염은 특정 원인 물질에 대해 코 점막이 잘못된 면역반응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숨을 들이쉴 때 들어온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인해 체내 화학물질인 히스타민이 분비되고 콧물 등 각종 알레르기성 염증반응이 발생한다. 질병관리청 만성질환건강통계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국내 19세 이상 성인의 알레르기비염 유병률은 매년 15~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5명 중 1명 꼴로 알레르기비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증 질환으로 인식되지는 않지만 나도 모르게 흐르는 콧물, 시시때때로 나오는 재채기, 코막힘으로 인한 수면장애 등 삶의 질에 매우 밀접한 영향을 끼친다.

알레르기비염은 코감기와 증상이 유사해 방치하기 쉬운데 천식·만성 부비동염·중이염 등의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알레르기비염의 대표적 증상은 맑은 콧물과 재채기, 코막힘, 코 가려움 등이다. 염증으로 인해 코 점막이 부어올라 코가 막히면 코골이 등 수면호흡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해외에서는 알레르기비염 환자의 수면 중 미세각성상태가 건강한 사람보다 10배 많다는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 미세각성상태는 자다가 순간적으로 뇌가 깨는, 즉 잠을 얕게 자는 상태를 말한다. 비염으로 인한 수면의 질 하락은 학업 성취도가 중요한 청소년 환자들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알레르기비염이 있는 청소년은 수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학교 출석과 성적, 학업 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막힘 증상은 두통 뿐 아니라 기억력, 집중도 저하를 일으키고 삶의 질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방치하지 말고 서둘러 치료에 나서야 한다.

알레르기비염 환자의 비강 내시경 사진. 코점막과 하비갑개가 부어있고 맑은 콧물이 보인다. 사진 제공=고대안산병원


알레르기비염 치료의 첫 단계는 알레르기 유발 인자를 확인하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피부반응 검사를 통해 집먼지 진드기와 꽃가루, 반려동물의 털, 곰팡이 등 정확한 원인 물질을 찾아내고 이를 피하는 회피요법을 시행한다. 집먼지 진드기의 경우 생존 특징을 파악해 접촉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6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서 침구류를 세탁해 진드기를 죽이거나 특수한 재질로 제작된 침구류를 매트리스에 감싸 매트리스 속 진드기의 유입을 차단한다. 집먼지 진드기가 서식하는 카펫이나 천 소파 등을 없애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집먼지 진드기용 살충제는 화학물질로 피부 자극이나 접촉성 알레르기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꽃가루가 날리는 날 외출을 삼가거나 마스크 착용 등 원인 물질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원인 물질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한계가 있기 때문에 회피요법 만으로는 효과적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없다.

알레르기비염을 치료할 땐 적절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약물요법은 항히스타민제·스테로이드제 같은 약물을 복용하는 전신요법과 비강분무제를 사용하는 국소요법으로 나뉜다. 경구용 항히스타민제는 콧물·재채기·코 가려움증 등의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반면 코막힘 증상에는 큰 효과를 보이지 않으므로 일시적인 증상 조절 용도로만 사용된다. 비강분무제로는 대개 스테로이드 성분을 사용하는데 효과가 불충분한 경우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된 비강분무제를 추가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 성분의 비강분무제는 일반적으로 2주 이상 사용해야 최대 효과를 볼 수 있다. 간혹 스테로이드 사용에 거부감을 갖는 환자들도 있는데 국소제의 경우 전신 흡수에 따른 부작용이 거의 없다. 장기간 사용해도 안전하므로 처방에 따라 꾸준히 사용하길 권한다.



면역치료를 통해 면역 체질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치료 방법도 있다. 주사제나 알약 복용 등을 통해 항원을 장기간 투약해 면역관용을 유도함으로써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하는 원리다. 적절한 약을 써도 치료 효과가 없거나 장기간 약물치료에 거부감이 있는 환자에게 시도할 수 있다. 특히 소아에서 천식으로의 발전을 막는 유일한 치료이기 때문에 갈수록 중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다만 면역치료는 큰 비용이 들고 3~5년간 꾸준히 투약이 진행되기 때문에 여러 상황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좌우 코 안의 경계를 이루는 비중격이 휘어 있으면서 하비갑개의 비후(肥厚)가 지속돼 약물치료에도 코막힘 증상이 나아지질 않는다면 비중격 교정술, 하비갑개 축소술 등 수술적인 방법을 추가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서민영 고대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 사진 제공=고대안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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