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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철강’ 홍수에 고민하던 칠레…美따라 “최고 33.5% 반덤핑 관세”

자국기업 “출혈경쟁으로 고사” 호소에 결단

美 바이든 행정부 '관세 장벽' 움직임도 영향

독일 뒤스부르크의 한 유통 시설에서 강철 코일이 배송을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칠레 정부가 저가 공세로 자국 시장을 흔들고 있는 중국산 철강 제품 2종에 대해 최대 3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17일 미국 정부가 중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최대 3배까지 올리겠다고 밝히는 등 세계 각국의 ‘중국산’ 견제가 한껏 강화되는 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칠레 가격왜곡방지위원회는 중국산 철근에 최대 24.9%, 단조용 강구 제품(공 형태로 둥글게 말아 놓은 강철)에 최대 33.5%의 잠정 관세를 각각 매겼다고 22일(현지 시간) 밝혔다. 관세 부과 방침은 9월까지 6개월간 유지된다.



이번 조치는 칠레 최대 철강 회사인 CAP와 몰리코프 측의 요구를 수용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칠레 정부는 2016년부터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6차례 부과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 아래 저렴한 가격의 철강 제품이 칠레로 대량 수입되면서 자국 기업들이 고사 위기에 처하자 좀 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실제 CAP는 3월 중국산 철강의 저가 공세에 심각한 ‘출혈 경쟁’에 시달려 비오비오주(州) 우아치파토에 위치한 공장의 조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비오비오 주정부와 지역 근로자들은 “중국산 철강의 관세를 북미와 유럽 수준으로 인상하면 공장을 계속 가동해 최대 2만 2000개의 일자리를 보호할 수 있다”며 연방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에 이번 관세 부과 조치가 이뤄졌고 이날 CAP는 공장 조업 중단 결정을 철회했다.

칠레 정부의 이번 결정은 중남미 경제권인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국가는 중국의 내수 둔화와 주요국의 관세 조치 등으로 값싼 중국산 제품이 밀려들면서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라틴아메리카 철강협회에 따르면 역내 철강 시장에서 중국산의 점유율은 2000년 15%대에서 지난해 54%로 껑충 뛰었다. 멕시코가 지난해 8월 수입 철강 관세를 기습적으로 25%까지 올린 것도 자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들 국가는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질 것을 우려해 ‘관세 장벽’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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