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328130)은 ‘볼파라 헬스테크놀로지’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 2600억 원 중 1715억 원을 전환사채(CB)로 조달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루닛은 총 1715억 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하게 된다. 해당 물량은 참여한 30개 기관이 모두 소화했다. 전환가액은 주당 5만 4872원이다. 사채 만기는 5년이며 전환사채 발행 1년 후부터 주식으로 전환 가능하다. 해당 전환사채의 납입일은 다음달 3일이다.
이번에 조달된 자금 전액은 루닛의 볼파라 주식 100% 취득에 사용된다. 인수 자금은 2억 9253만 호주달러(AUD)로 한화 약 2600억 원 수준이다.
이번 전환사채 발행 규모는 업계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사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전환사채 발행에 따른 평균 조달액은 172억 원, 최대 조달액은 1000억 원이었다. 루닛은 업계 평균의 약 10배 규모로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이는 다수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시장에서 루닛의 볼파라 인수와 중장기 경영 전략에 공감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방암 검진에 특화된 인공지능(AI) 플랫폼 운영사인 볼파라 인수로 전 세계 의료 AI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것이 루닛의 구상이다.
특히 루닛은 유방 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MMG’와 3차원(3D) 유방단층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의 미국 내 판매에서 큰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해당 솔루션이 볼파라의 미국 네트워크로 유통돼 루닛은 미국 내 판매 채널 구축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루닛의 볼파라 인수는 다음달 말께 최종 완료된다. 루닛은 볼파라 인수로 시장 점유율과 매출이 증가해 내년 중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예상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투자자들의 관심과 요구가 커 애초 계획보다 큰 규모로 전환사채를 발행하게 됐다”며 “잔여 조달액은 자체 보유 현금으로 충당하고 남은 자금은 인수 후 사업 확장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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