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대한민국의 저출산·저성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KDB산업은행은 AI 신산업 정책을 위해 올해만 한국 스타트업에 1조 60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24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KDB 넥스트라운드 인 실리콘밸리’ 행사에서 “5000억 원 규모 AI 펀드를 조성하고 현지 밴처캐피털(VC)인 KDB실리콘밸리도 연내 증자를 통해 투자금을 확충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2021년 11월 설립한 KDB실리콘밸리는 자본금 1억 달러로 설립됐다.
강 회장은 AI와 반도체를 비롯한 한국 미래산업 투자를 위해서는 산업은행의 자본 확충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현재 산업은행 법정자본금은 26조 원으로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강 회장은 “자본금을 10조 원 늘리면 10배의 대출 여력을 확보해 총 100조 원을 반도체·2차전지·바이오·원전 등에 집중 투자하고 초격차를 확보할 수 있다”며 “미국 같은 투자 최전선에서는 투자 결정의 속도가 빠르거나 투자금이 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대표 기관투자가들의 실리콘밸리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어 새로운 형태의 대형 투자도 가능하다는 게 강 회장의 생각이다. 실제 2021년 3월 한국투자공사(KIC)를 시작으로 KDB산업은행이 지사를 열었고 올 7월에는 국민연금도 현지에 진출한다. 강 회장은 “한국의 대표 선수들이 ‘K어벤저스’로 힘을 합치면 국가적인 전략 투자가 필요한 빅테크에도 초대형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관해서는 “채권단 회의 결과가 4월 말에는 가결될 것”이라며 조만간 해결안이 확정된다고 밝혔다. 태영건설이 보유한 60여 개의 사업장에 관해서는 “사업장별로 채권단이 다르고 각각의 워크아웃이 개별 진행되고 있다 봐야 한다”며 “개별 워크아웃에는 산업은행이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미국의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승인 여부에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국제적으로 합병 승인 기준은 EU 집행위원회가 가장 까다롭고 미국은 ‘승인’을 내는 대신 문제가 있다면 소송을 제기하는데 현재 소송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올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간 기업결합을 승인한 바 있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서는 “직원들의 반대는 천 번 만 번 이해하지만 공공기관이 정부 결정을 실행하는 것은 운명과 같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