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에 오동운 변호사를 지명했다. 올 1월 김진욱 전 공수처장의 임기가 끝난 지 석 달 만이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은 국회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2명 가운데 오 변호사를 최종 후보자로 지명했다”며 “신속히 국회에 인사 청문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후보자는 지명 후 “고위공직자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국민적 열망과 기대를 안고 설립된 공수처지만 지난 3년 동안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공수처가 어려움에 처한 시기에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오 후보자는 1998년 부산지방법원 예비 판사로 공직에 입문해 19년간 판사로 일했고 2017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법원에서 20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재판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왔다”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수처가 수사 중인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에 대한 특검법과 처장 후보 지명을 연결하는 시각에 대해 “공수처 고발은 전임 공수처장 재직 시기 이뤄져서 수사가 진행 중이고, 특검법도 공수처 수사와 무관하게 지난해 발의됐다”며 “공수처장 지명과 특검법을 연결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가 신임 공수처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지휘부 공석에 따른 공수처의 수사 지연 문제가 해결될지 주목된다. 올 1월 김 전 공수처장의 임기가 끝난 후 공수처의 지휘부는 ‘대행의 대행의 대행’ 체제로 ‘땜질식’으로 운영됐다. 공수처의 수사 진행 방향을 논의하는 기구인 수사심의위원회도 올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공수처장은 추천위가 위원 6명 이상 찬성으로 최종 후보군 2명을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 가운데 1명을 지명한 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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