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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역량보다 오래 일할 사람 원해”

◆장욱희 경제사회노동위 전문위원

취업 뚫었지만 금방 퇴사 청년 많아

요즘 '뼈 묻겠다'는 구직자 못 봐

기업 조직문화 바꿔야 인재 확보

취준생도 인사담당자 입장서 접근을





“최근 우리나라는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들이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지만 금방 회사를 그만두는 사례가 많아 우리나라의 취업·고용 현황에 대해 좀 더 깊이 분석하고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장욱희(사진)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은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 관련 통계에 따르면 매년 입사자 중 평균 16.1%가 1년 내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컨설턴트인 장 위원은 취업 컨설팅 회사 커리어파트너를 운영한 바 있으며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성균관대 산학협력단 교수, 대한체육회 은퇴선수지원센터 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경사노위에서 인구구조 변화 대응과 계속고용 등 일자리 관련 분야를 담당하고 있으며 최근 취업 시즌을 맞아 기관·기업 등에 청년 취업 및 기업의 고용 문제 등과 관련해 컨설팅하고 있다.

그는 청년들이 취업 이후 금방 퇴사하는 현상과 관련해 “요즘 최고경영자(CEO)들은 ‘일 잘하는 사람보다 오래 근무할 사람을 원한다’는 말을 한다”며 “청년들이 일을 추구하는 가치관이 변화했기 때문인데 기업에서는 이런 청년들의 니즈를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많은 청년 구직자를 만나본 장 위원에 따르면 청년들은 한 직장에서 장기간 일하는 것이 경력 관리를 잘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직하면서 연봉을 높이고 경쟁력을 키우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장 위원은 최근 몇 년 사이 한 직장에서 뼈를 묻겠다고 말하는 청년 구직자는 만나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5년 전까지만 해도 면접 과정에서 ‘저를 뽑아주신다면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일하겠다’는 구직자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요즘은 일에 대한 가치관이 기성세대와 다르고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도 깨졌다”고 설명했다.

지금 청년들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무엇보다 중시하며 직장을 선택할 때 이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장 위원은 설명했다. 임금이나 업무 강도 등 다른 요소들은 일정 부분 포기할 수 있지만 워라밸만큼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즘 직장에서 회식이나 야유회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든 이유도 이런 청년들의 니즈가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장 위원은 “요즘 기관이나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로부터 ‘청년들의 니즈에 부합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 워라밸을 중시하는 그들은 개성도 뚜렷하고 자기 주장도 강하다”며 “따라서 구인자 입장에서는 청년들의 니즈를 반영하는 게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우수한 인재 확보가 필수인데 높은 이직률은 기업의 생산성을 감소시키고 궁극적으로 기업 경쟁력도 약화시킨다”며 “따라서 기업은 신규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과거와 다른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작은 변화부터 실천하면 젊은 직원들은 환호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청년들의 이른 퇴사와 관련해 구직자와 신규 입사자 역시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장 위원은 강조했다. 인사 담당자와 기업 CEO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채용을 준비하는 기획 단계부터 홍보, 실질적인 채용 절차 진행, 입사 후 교육 등을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지난해 채용 관련 통계를 보면 1명이 퇴사할 때마다 기업은 2000만 원 정도 손해를 본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기업이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을 지출한 것이고 또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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