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이 ‘원내사령탑’으로 유력한 이철규 의원을 향해 “2선으로 후퇴하라”며 압박했다. 4·10 총선 참패에도 당 지도 체제 개편을 놓고 여당의 난맥상이 분출하자 당권을 둘러싼 권력 다툼까지 벌어지는 양상이다.
안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총선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당정 핵심 관계자들의 성찰을 촉구한다”며 “특정 희생양을 찾아 책임을 떠넘기기보다는 ‘성찰-혁신-재건’의 시간을 위한 2선 후퇴를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힘이 실리는 이 의원을 비롯한 ‘친윤 그룹’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안 의원은 “총선에서 보여주신 민심의 준엄한 심판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선당후사보다는 작은 이익을 추구하며 ‘이대로’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외친다면 정부와 여당 앞에는 더 큰 실패의 지름길이 놓이게 될 것”이라며 “선당후사를 위해 건설적 당정 관계를 구축할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이 민심에서 멀어지고 위기에 빠진 지금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민심 50%, 당심 50%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며 현행 ‘당원 100%’인 전당대회 룰의 변경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나·이(나경원·이철규) 연대설’은 잠잠해지기보다는 세를 키워가는 모습이다. 비윤계인 나 당선인과 친윤 핵심인 이 의원의 연대는 ‘계파 간 균형’ 차원에서 양측에 ‘윈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실제 당내 분위기도 이 의원에게 유리한 방향이다. 원내대표를 놓고 이 의원의 최대 경쟁 상대로 꼽혔던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내 비윤계와 부산 당선인들을 중심으로 ‘김도읍 역할론’이 부상했지만 김 의원은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친윤과 비윤 간 갈등 구도는 적절하지 않다”며 최종 고사했다. 경선을 닷새 남기고 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해 이 의원의 단독 출마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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