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135분간 첫 회담을 했다. 두 사람은 별도의 합의문을 발표하지는 않기로 해 주요 현안들에 대해 적잖은 이견을 보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시급한 과제”라고 한목소리를 내며 의료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두 사람은 특히 “종종 만나자”며 추가 회담도 예고해 정치 복원 및 협치 기대감을 높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쯤 대통령실 2층 집무실에서 이 대표와 차담 형식의 양자 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720일 만이다. 당초 회담은 한 시간으로 예정됐지만 길어져 2시간 15분 만인 오후 4시 14분에 종료됐다.
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민생경제와 의료 개혁을 중심으로 각종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도운 홍보수석은 “의료 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이 대표는 의료 개혁은 윤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향후 추가 만남도 예고했다. 이 수석은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 지도 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민생 협의를 위해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며 곧장 응하지는 않았다.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이 대표는 준비해온 A4 10장 분량의 원고를 15분가량 읽으며 윤 대통령에게 민생회복지원금 및 연구개발(R&D) 예산 복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연금 개혁,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한 유감 표명,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에 대한 특검법 등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요구 사항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으며 “자세한 말씀, 좋은 말씀 감사하다”고 밝혔지만 각론에서는 다른 입장들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 수석은 “민생이 가장 중요한 정치적·정책적 현안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도 “다만 민생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야당 간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