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형태와 기업 규모 간 확 벌어진 임금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와 고령화로 인해 임금 불평등은 앞으로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6월 기준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규직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시급)은 2만 4799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올랐다. 이로 인해 정규직 시급을 100%로 놓을 때 비정규직 근로자의 시급 수준(1만 7586원)은 70.9%로 나타났다. 2008년 55.5%를 기록한 이래 2011년 처음 60%대를 넘었던 이 비율은 2020년 72.4%를 기록한 후 70% 초반에 갇혔다.
이 같은 고용 형태에 따른 임금 차이는 기업 규모까지 고려하면 더 벌어진다. 통상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체의 정규직 시급을 100으로 놓으면 300인 이상 비정규직 시급은 67.2%다. 300인 미만 사업체 정규직은 57.6%, 300인 미만 비정규직은 44.1%까지 떨어진다. 우리나라 기업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9%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수 근로자의 시급이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임금 불평등 지표인 저임금 근로자 지표도 개선세가 더디다. 중위 임금의 3분의 2 미만을 뜻하는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16.2%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7%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임금 상위 20% 근로자와 하위 20% 근로자의 임금 격차를 보여주는 임금 5분위 배율도 4.5배로 전년 4.45배 수준에 머물렀다.
우려는 앞으로 임금 불평등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임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완화하던 임금 격차는 2020년 이후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는 요인으로 여성과 고령층 근로자의 취업 확대를 꼽았다. 여성은 출산·육아 전 일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력단절여성 문제로, 50대 이상은 퇴직과 재취업의 어려움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다. 고용보험 가입자 추이 등 여러 고용 통계에서도 20·40대 취업자가 줄고 여성 및 60대 이상 취업자가 늘어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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