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단결투쟁, 노동탄압 분쇄하자! 이제는 퇴진이다, 윤석열 정권 몰아내자!”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민주노총이 개최한 8만 5000명 규모(전국)의 집회가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민주노총은 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2024 세계노동절 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하며 노조법·근로기준법 개정·최저임금 인상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에서만 주최 측 추산 2만 5000명이 참가한 이번 집회는 단결투쟁가를 합창하며 시작됐다. 인천·충북·대전 등 전국 14개 지역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집회가 진행됐다.
이에 앞서 건설산업연맹·공공운수노조·사무금융노조·백화점면세점노조·화섬식품노조 등 가맹노조들은 오후 12시~1시부터 시청역·태평로·경찰청 앞 통일로 등에서 사전대회를 열고 결의를 다졌다.
경찰의 교통통제와 맞물려 산하 노조의 합류가 늦어지자 시위 참여자들은 “집회시위 가로막는 경찰당국 규탄한다”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서울시경찰청은 민주노총을 포함해 도심 곳곳에서 열리는 집회 현장에 약 1만 명 규모의 100여 개의 기동대를 배치했다. 세종대로 집회 현장에는 200명의 교통경찰 인력을 파견했다. 경찰은 세종대로 5개 차로를 통제한 후 가변차로를 만들어 양방향 진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윤석열 정권 2년, 우리 사회 노동자들의 삶은 나락으로 곤두박질 쳤다”면서 지난해 5월 1일 정부의 노조 탄압에 항의해 분신한 건설노조 간부 故 양회동 씨를 추모했다.
그러면서 “노조법 개정 거부로 노동권을 박탈하고, 방송법 거부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이태원 특별법 거부로 민심을 외면한 정권은 민중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며 “그러나 윤석열 정권은 반성하지 않고 노조혐오로 노동탄압으로 착취를 부채질하고 있다. 우리는 윤석열 정권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노조법 2·3조, 근로기준법 개정 등을 촉구했다.
양 위원장의 연설 도중 한 남성이 지난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진보당이 동참한 것을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남성은 양 위원장 사퇴와 집행부 각성을 외치다가 집회 현장 밖으로 끌려나갔다.
이날 현장에는 김찬희 녹색당 대표와 김준우 정의당 대표, 장혜영·양경규·이자스민 정의당 의원·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등 진보정당 인사도 참석했다. 뤽 트리앙글레 국제노총 사무총장과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정민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영상을 통해 민주노총에 연대의 뜻을 밝혔다. 트리앙글레 사무총장은 “전 세계 노동조합은 사회정의, 평등, 포용성의 확대를 위해 투쟁한다”며 “우리는 전투적이고도 평화로운 메이데이(노동절)를 만들고자 한다. 국제적 연대로 함께하며 투쟁하자”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전국셔틀버스노동조합 소속 이 모(62)씨는 “노동자이기에 당연하게 노동자의 대회에 참석했다”면서 “셔틀버스 기사들은 특수고용 노동자이기에 노조법 2·3조 개정이 중요하다. 이에 목소리를 싣고자 동참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오후 3시 30분께 인근 차량 속도가 광화문에서 세종대로 사거리까지 가 시속 5.6㎞, 청계광장에서 서울시의회까지 시속 3㎞(TOPIS 기준)로 측정되는 등 교통 불편이 있었다. 세종대로를 경유하는 시내버스들은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도로를 꽉 채운 집회 행렬에 당황스러워하며 길을 돌아가기도 했다.
16개 가맹조직 대표자들과 민주노총 임원 등이 윤석열 정권 퇴진과 불평등 해소 등을 결의한 뒤 민주노총가를 전체 합창하며 집회는 마무리됐다.
이후 집회 참석자들은 오후 5시까지 숭례문사거리, 남대문로, 을지로 등을 거쳐 고용노동부 방면으로 행진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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