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목하는 인건비 지표가 최근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고 민간 고용이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완전히 꺾이는 양상이다. 올해 금리 인하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금리 인상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며 미국 3대 증시가 일제히 떨어지는 등 시장 불안이 짙어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발표된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4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달보다 19만 2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 전망치(18만 3000명)와 3월 민간 고용 증가치(18만 4000명)를 5% 가량 웃돈다. 지난해 7월(30만 7000명) 이후 월간 기준 최대치이기도 하다. 해당 보고서는 약 40만 개 미국 사업체 고객의 임금 데이터를 근거로 비농업 민간 고용의 월 변화를 알아보는 척도로 쓰인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월 채용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며 “건설뿐만 아니라 레저와 숙박업에서도 급여 증가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의 노동 시장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호조세를 기록 중이다. 고금리 환경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낮고 고용이 높아 인건비 등 물가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발표된 고용비용지수(ECI)가 전년 대비 4.2% 오르는 등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전 분기에 비해서도 1.2%(계절 조정 기준) 올랐는데 지난해 4분기(0.9%)보다 오름폭이 가팔라지면서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고용비용지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을 비롯해 의료보험과 연금 등 복리후생비용을 포괄해 산출하는 지수로 연준이 주시하는 인건비 지표 중 하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분기 지표는 임원 보너스로 인해 왜곡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에는 인센티브 지급 직종을 제외한 고용 비용이 오히려 더 올랐다”고 분석했다.
물가 및 임금 상승 압력이 강해진 분위기에서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은 여느 때보다 강해졌다. 이날 연준 금리 향방에 대한 시장 전망치를 보여주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98.9%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6월 금리 인하 확률 역시 9.5%로 낮게 보고 있어 상반기 금리 피벗(방향 전환)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시장 전문가들은 11월 무렵에나 0.25% 금리 인하(41.1% 확률)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며 미국 증시에도 불안도 높다. 지난달 30일 미국 3대 지수는 일제히 1~2%씩 하락했으며 월간 기준으로도 4~5%씩 내렸다. 올 들어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기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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