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감사원이 적발한 선거관리위원회의 각종 자녀 채용 비리 등에 대해 "해체 수준의 강력한 대책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1일 촉구했다.
김민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감사원의 감사 결과, 지난 10년간 무려 1200여 건에 달하는 채용 비리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선관위는 직원들에겐 사실상의 '신의 직장'이자 혈세로 운영되는 '가족회사'였다"며 "'아빠 찬스'로 입성한 '세자'들이 판치는 선관위엔 근무 기강이나 윤리 따윈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조직 자체가 오염될 대로 오염되었으니, '소쿠리 투표', '라면박스 투표'와 같은 터무니없는 사태까지 발생한 것 아니겠나" 라며 "폐쇄적으로 운영되었던 선관위는 이미 썩을 대로 썩었고, 선거관리 시스템도 당연히 정상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이 신뢰하지 못하는 선관위의 존재 이유는 없다"며 "선관위에 대한 외부 감사 의무화와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30일 감사 결과 부당 채용에 관여한 혐의로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특히 27명 중 4명은 특혜 채용을 요구한 부모였으며 나머지는 채용 관련자였다.
수사 의뢰 대상에는 김세환 전 사무총장과 송봉섭 전 사무차장 등 장관급 1명과 차관급 1명, 1급 고위공무원 1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자녀의 부당 채용 과정에 개입했다.
특히 김 전 총장의 아들 김 모 씨는 2020년 1월 인천시 선관위로 이직했는데 김 씨 결혼식 때 축의금 접수를 했던 선관위 직원이 김 씨 면접에 투입돼 만점을 줬다. 선관위 직원들은 김 씨를 ‘세자’라 불렀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실제로 인천시 선관위는 김 전 총장 아들에게 근거도 없이 관사를 제공하기도 했다.
선관위는 2013년 이후 실시된 167회의 지방 선관위 경력 채용의 경우 모든 회차에서 규정 위반 800여 회가 적발됐고 124회의 중앙선관위 경력 채용에서도 400여 회의 규정 위반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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