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서울의 소형 오피스 공실률이 대형 오피스보다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진에 스타트업 등 중소기업의 경영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2.4%로 직전 분기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면적별로 보면 같은 기간 소형(연면적 9900㎡ 미만) 오피스의 공실률이 5.4%로 1.4%포인트 높아지면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프라임급(연면적 6만6000㎡ 이상) 오피스의 공실률은 0.9%로 0.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알스퀘어 관계자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경기 부진에 따른 임차사의 경영 악화가 오피스 임대차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경기 불황에 덜 민감한 우량 기업이 선호하는 프라임급 오피스의 임차 수요는 지속되면서 높은 임대료에도 재계약이 이뤄지고 있지만, 중소 규모의 임차사들은 경영난으로 임차 면적을 줄이거나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1분기 서울 오피스의 평균 명목 임대료는 3.3㎡당 9만 5000원으로 전분기보다 약 3.4% 상승했다. 명목 임대료에 관리비를 더한 전용 면적당 임대비용(NOC)은 3.3㎡당 25만 4000원으로 2.8% 상승했다. 특히 대형(연면적 3만 3000㎡ 이상∼6만 6000㎡ 미만) 오피스 임대료와 NOC는 지난해 동기대비 10%가량 올랐다.
공실률이 상승세임에도 불구 오피스 매매 거래는 회복되는 추세다.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은 총 3648건으로 직전 분기보다 5.3% 증가했다. 이는 2022년 4분기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시도별로 보면 경기에서 가장 많은 834건(24%)이 거래됐고 이어 서울(463건), 경북(322건), 경남(220건) 등의 순이다.
1분기에 가장 거래가가 높았던 건물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아크 플레이스’(ARC PLACE)로, 7917억 원에 매매됐다.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코람코자산신탁에 매각한 건으로 2022년 이후 서울 주요 오피스권역에서 이뤄진 상업용 부동산 거래 중 최대 규모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 중구와 강남 등 주요 지역의 공실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임대료가 높아진 데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오피스의 경우 자연 공실률(5%)보다 공실률이 낮으면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 시장이 지난해 1분기 이후 증감을 반복하며 더디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 등 불확실성이 상존해 당분간은 시장을 주시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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