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비롯해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4월부터 기록적인 ‘폭염’이 잇따르면서 반려동물의 온열 관련 질환이 급증하고 있고 심지어 생명을 잃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3일(현지 시간) AFP 등에 따르면 인도의 콜카타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반려견 등이 생명을 잃거나 온열 질환으로 동물 병원을 찾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콜카타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 파타 다스(57세)는 “요즘처럼 바빴던 때가 없었다”며 "보통 반려동물은 3~4일 연속 입원을 하는데, 정상으로 돌아가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루에도 많은 반려동물들이 열사병에 걸려 병원에 온다”며 “이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1500만명이 더위를 피해 시내를 떠나자 ‘식민지 시대 수도’이자 평소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던 캘커타의 거리가 오후에는 인적이 거의 끊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 스리파르나 보스(Sriparna Bose)는 “날씨가 너무 더우니까 반려묘 두 마리가 기운이 없고 움츠리고 있다"며 “이전에는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음식도 거부하고 있다”며 “어둡고 서늘한 방구석을 찾아 들어가 숨어서 나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콜카타시 당국에 따르면 유견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주차가 된 차 아래에서 햇빛을 피해 있거나, 운이 좋을 경우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는 것. 유기동물 자선단체인 휴머니멀 재단의 구르샨 콜리는 "도로가 너무 뜨거워서 (개와 고양이의 부드러운)발로는 서 있기가 어렵다"며 “동료들과 함께 유기동물을 치료해 주기 위해 병원을 찾았지만 수 많은 개와 고양이가 죽었다”고 전했다.
이미 동남아시아의 기온은 이전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일부 학교가 휴교를 결정해 수백만 명의 학생들이 등교를 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이 더 자주, 더 오래, 더 강렬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엘니뇨 현상도 올해 유난히 따뜻한 날씨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태국에서도 콜카타와 같이 수 많은 동물들이 온열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방콕 근처의 동물 보호소 ‘레스큐 포즈’(Rescue PAWS)의 헤나 페코는 AFP에 “반려동물들이 잘 먹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주 태국의 기온이 40도를 넘어서 저희가 구출한 동물들을 바다로 데려가 수영을 해 몸을 식히게 하고 나이 많은 개들은 실내에 가두어 두었다”며 “이 날씨 때문에 특별한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다. 더위로 인해 동물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지금까지 경험한 것 중 최악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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