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취임식을 열고 다섯 번째 임기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한국시간 7일 오후 6시) 모스크바의 크렘린궁 대궁전 안드레옙스키 홀에서 헌법 사본에 오른손을 올린 채 취임을 선서했다. 발레리 조르킨 러시아연방 헌법재판소장은 푸틴 대통령의 다섯 번째 취임을 선포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약 9분간의 취임 연설에서 러시아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단결’을 강조했다. 또 “러시아에 봉사하는 것은 큰 영광이자 책임이며 신성한 의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가 이 어렵고 중요한 시기를 위엄 있게 보내고 더 강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단결됐고, 위대한 국민으로 모든 장애를 극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는 서방과 대화를 피하지 않는다”며 “안보와 전략적 안정에 대한 대화를 할 수 있지만 대등한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극 세계 질서를 형성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15∼17일 열린 대통령 선거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인 87.28%로 승리하며 5선에 성공했다. 이날부터 시작한 그의 임기는 6년 뒤인 2030년에 끝난다. 푸틴 대통령은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퇴진으로 권한대행을 맡은 1999년 12월 31일부터 총리 시절(2008∼2012년)을 포함해 러시아의 실권을 유지하고 있어 ‘현대판 차르(황제)'라고도 불릴 정도다. 그는 2030년 대선에도 출마할 수 있다. 6선에 성공할 경우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해 사실상 종신집권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 미국은 참석하지 않았다. 영국과 캐나다, 대부분의 유럽연합(EU) 국가들도 취임식을 보이콧했지만, 프랑스는 대사를 파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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