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베트남의 무역 지위를 시장경제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의 사회주의 우방인 동시에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분쟁을 빚고 있는 베트남과 관계를 다져 중국을 견제하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로이터 통신은 8일(현지시간) 미국이 베트남의 무역 지위를 '비시장경제(NME)'에서 '시장경제'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날 워싱턴DC에서 베트남의 무역 지위 변경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을 청취한 뒤 7월 말까지 검토를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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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비시장경제로 지정한 국가는 베트남을 포함해 중국, 러시아, 벨라루스 등 12개국이다. 이들은 덤핑 조사과정에서 시장경제국과 다른 적용을 받고, 일반적으로 높은 반덤핑관세가 부과된다. 시장경제 지위를 결정할 때 통화 교환성, 노사 교섭에 따른 임금 결정 여부, 합작벤처 등 외국 투자 허용 수준, 생산에 대한 정부 통제 수준, 자원 분배 및 기업의 가격·생산 결정에 대한 정부 통제 수준 등의 기준을 적용한다.
미국 내에서는 철강노조와 남부새우연합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 베트남의 지위 격상은 미국 의회의 반대에도 부딪혀 있다. 미 하원의원 31명은 이러한 조치가 베트남에 막대한 투자를 해온 중국 국영 기업들이 자국 상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더 쉽게 회피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 소매업체들은 베트남 무역 지위 격상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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