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마 '시장을 풀어낸 수학자'로 불리던 제임스 시먼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창업자가 10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6세.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헤지펀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를 창업해 정량적 분석에 기반한 ‘퀀트 투자’를 개척해 가장 성공적인 월가 투자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시먼스가 이날 뉴욕 맨해튼에 있는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시먼스는 1958년 매사추세츠공과대(MIT)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에서 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후 40세인 1978년 학계를 떠나 뉴욕에 투자회사를 차리고 투자자로 변신했다.
투자 경정을 내리기 위해 수학적 모델과 알고리즘을 연구한 시먼스는 ‘퀀트 투자’의 개척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퀀트 투자는 수학과 통계를 기반으로 전략을 만들어 투자하는 정량적 투자법이다.
그는 주식이나 채권 거래가 미적분학이나 방정식처럼 예측 가능하다는 것을 투자를 통해 증명해내기 시작했다.
NYT는 “시먼스가 개척한 퀀트 투자는 오늘날 모든 투자의 기본이 됐다”며 “월스트리의 주식 매매 거래의 거의 3분의 1이 퀀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을 해결한 사나이(The Man Who Solved the Market)'를 쓴 그레고리 주커먼은 르네상스의 주력 상품인 메달리온 펀드가 1988년부터 2018년까지 연간 6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워런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같은 유명 투자자들이 달성한 것을 능가하는 장기 성과였다고 NYT는 전했다.
시먼스가 2010년 르네상스 최고경영자(CEO)에서 은퇴할 당시 재산은 110억 달러(약 16조원)였는데 현재 가치 기준으로 약 160억 달러(약 22조원)에 달하는 규모라고 NYT는 전했다. 그의 재산은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포브스는 그의 순자산을 310억 달러(약 42조5000억 원)로 추산했다.
은퇴 이후 시먼스는 세계 최대 자선사업가가 됐다. 시먼스 부부가 세운 ‘시먼스 재단’은 기초 과학 연구에 대한 최대 규모의 민간 자금을 보유한 재단으로 꼽힌다.
그가 세운 ‘매스 포 아메리카(미국을 위한 수학)’ 재단은 매년 1000명이 넘는 수학 교사들에게 각각 1만5000달러 이상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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