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미사일 기지 인근에 있는 중국 기업 소유의 토지에 대해 강제 매각 명령을 내렸다. 미국의 안보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백악관은 13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와이오밍주 프랜시스 E 워런 공군기지 1마일(1.6㎞) 반경 내에 위치한 중국 기업 마인원파트너스 소유의 부지에 대해 ‘120일 이내에 매각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부지 매각과 함께 이 회사가 운영 중인 특정 장비에 대한 철거도 명령했다.
프랜시스 E 워런 기지는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일부가 배치된 전략 미사일 기지다. 해당 부지를 사들인 마인원은 중국 정부가 일부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른 기업들과 공동으로 이곳에서 가상자산 채굴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외국 소유 부동산이 전략 미사일 기지와 미국의 3대 핵전력(nuclear triad) 핵심 요소에 근접하고 감시 및 첩보 활동을 강화할 수 있는 외국산 장비가 존재한다는 것은 미국 국가 안보상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며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백악관은 마인원이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에 보고 없이 2022년 6월 토지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CFIUS는 해외로부터의 투자가 미국 기업과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는 기관이다. 대통령령에 따라 마인원은 부지 내 장비를 90일 이내에 철거해야 하며 CFIUS가 ‘모두 제거됐다’고 인정하기 전까지 장비 이동 목적을 제외하고는 회사 관계자가 장비에 접근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국가 안보의 개념을 지나치게 확대해 경제·무역·투자 문제를 정치화하려는 것은 시장 경제와 국제 무역 원칙에 어긋난다”고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에서는 지난해에만 15개 주가 중국을 비롯한 미국 적대국들의 토지 소유를 금지한 법안을 통과시켰고 올해도 20여 개 주에서 외국인의 토지 구매를 제한하기 위한 법 제정 및 개정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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