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 가격이 2020년부터 최근까지 47% 넘게 급등하며 근래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 시간)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주택시장 분석업체 레시클럽이 케이스-쉴러주택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 미국 주택 가격은 최근 4년간 47.1% 상승했다. 이는 1990년대(30.1%)와 2010년대(44.7%)의 상승률을 훨씬 웃돌며 2000년대(47.3%) 수준에 육박한다. 2000대 주택 가격은 2007년 주택시장이 붕괴하기 전까지 무려 80% 치솟은 바 있다.
주택 가격의 급등세는 최근 몇 년간 건설 부진에 따라 주택 공급이 부족했으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급등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플랫폼 리얼터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가용 주택 공급은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34.3% 감소했다. 이에 더해 팬데믹 이전 3% 이하의 사상 최저 수준에 모기지 금리에 묶인 주택 보유자들이 판매를 꺼리면서 공급이 더욱 제한된 영향도 있다고 폭스비즈니스는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모기지 금리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더라도 당분간 팬데믹 당시 최저 금리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최근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신호가 여러 경제 지표들을 통해 나타나면서 금리 인하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짙어졌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프레디맥은 9일 30년 만기 대출의 평균 금리가 지난주 7.09%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기록한 최고치(7.79%)보다는 낮지만 팬데믹 때의 3%보다는 여전히 높다. 부동산 플랫폼 질로우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택 보유자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모기지 금리가 5% 이상이었다면 주택을 판매할 의향이 현재보다 2배 가까이 높아진다고 답했다. 현재 모기지 보유자의 80%의 금리가 5% 미만이다. 벤 에이어스 네이션와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구매자들에게 시장은 매물이 거의 없고 가격은 비싼 어려운 상황”이라며 “강력한 수요에도 많은 첫 주택 구매자들이 금리와 가격 상승세로 시장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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