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혁신적인 AI 기술 기반으로 화장품의 발림성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인공지능 기반으로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화장품의 다양한 질감 특성을 측정하고 화장품의 발림성을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시스템으로 화장품을 피부에 발랐을 때 느낄 수 있는 질감을 99% 이상 알아맞힐 수 있다.
이번에 ETRI가 개발한 기술은 딥러닝 학습과 단시간 푸리에 변환(STFT) 및 연속 웨이블릿 변환(CWT) 기법을 통해 화장품을 피부에 바를 때 나타나는 마찰력 측정값의 변화, 즉 발림성의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피부에 화장품을 바르는 행위와 유사한 환경에서 데이터를 획득했다. 그리고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1차원의 마찰 신호를 2차원의 주파수 스펙트럼 형태로 재해석해 원하는 시간-주파수 혼합 신호를 추출, 분석했다. 이러한 기법을 활용하여 결과값의 정확도를 99% 이상으로 높일 수 있었다.
이 기술은 발림성 분석 결과를 통해 젊은 여성, 중년 남성, 유아 등 남녀노소별 또는 계절별로 가장 적합한 화장품을 추천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사람의 감각에 의존하여 발림성을 평가하는 현재의 전통적인 전문가 관능 평가 방식을 대체할 수 있다. 전문가 관능 평가는 평가자가 직접 제품을 피부에 바르며 촉촉한지, 건조한지, 어느 연령층이 좋아할지, 어느 계절용인지 등을 주관적 느낌을 통해 점수를 매기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의 교육 훈련과 일치하지 않는 결과에 대한 보완 테스트 진행 등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또한, 수많은 제품이 생산되고 출시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사람이 직접 일일이 발림성을 평가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반면 ETRI 기술이 사람의 평가로 나타나는 개인차에 따른 오차를 줄여 객관적인 평가를 제공하고 평가 시간과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ETRI는 테라리더, 아모레퍼시픽과의 공동 연구로 개발된 고정밀 화장품 사용감 테스트 기기를 이용하여 AI 기반 화장품 및 피부 의약품 발림성 분석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아울러,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화장품 질감 측정을 위한 10종 이상의 제형 샘플을 제공받아 약 5000 개에 달하는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발림성 연구를 진행했다.
ETRI 양용석 지능형부품센서연구실장은 “기존 상업용 화장품 크림을 분류하기 위해 딥 러닝 모델을 사용한 화장품 및 피부 의약품의 분석 기술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혁신적 성과”라며 “향후 전 세계적 불황에도 불구하고 수요를 지속해서 창출해 내는 K-뷰티 산업에서 새로운 소비트렌드 부상과 개인맞춤화에 앞장설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향후 온도 센서 등에 관한 연구도 진행해 이번 기술이 냉온감 나아가 향과 색상에 관한 부분도 분석할 수 있도록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는 이달 13일 ACS 어플라이드 머트리얼즈 & 인터페이시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게재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