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3여래(석가불·가섭불·정광불) 2조사(지공선사·나옹화상) 사리 반환 기념식을 함께 찾았다. 사리 반환을 요청해온 김 여사는 “불교계의 숙원을 해결하는데 힘을 보탤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내외는 이날 경기도 양주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제’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올해 4월 미국 보스턴미술관에서 3여래 2조사의 사리가 환지본처(본래의 자리로 돌아감)된 것을 기념해 열렸다. 돌아온 사리는 일제강점기 불법 반출돼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해 왔으며, 2009년 불교계가 본지환처를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2013년부터 논의가 중단되는 등 난항을 겪었다.
윤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사리에 대해 “한국 불교의 정통성과 법맥을 상징하는 소중한 국가 유산”이라며 이역만리 타국에 머물던 사리가 돌아온 데 대해 기쁨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런 귀한 유물을 다시 모셔 오는 일이 힘들다”며 “오랫동안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였지만, 한미관계가 더 가까워지면서 문제를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국정 운영에 있어 국민을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가 이날 행사에 참석한 건 불교계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당시 김 여사는 보스턴미술관을 찾아 반환을 요청했고, 이후 논의가 재개되면서 보스턴미술관이 조계종에 기증하고 형태로 환지본처가 이뤄졌다.
김 여사는 “불교계의 숙원을 해결하는데 작으나마 힘을 보탤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이번 환지본처는 제가 아니라 1000만 불자들의 염원이 이룬 결과”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김 여사는 “향후 (보스턴미술관에 보관된) 사리구 대여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되길 기대하며 공동 연구로 협력이 이어지길 희망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김 여사가 대중들이 참석하는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12월 2일 조계사에 마련된 자승 전 총무원장 스님의 분향소 이후 169일 만이다. 이날 행사에는 불교계 관계자, 불자 등 4000여명이 운집했다. 김 여사는 이달 1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캄보디아 정상회의를 계기로 153일 만에 공개 행보를 재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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