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시 내각의 일원이자 제2야당 수장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을 내놓지 않을 경우 연정을 탈퇴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에 이어 전시 내각을 이끄는 3인 간 파열음이 커지면서 이스라엘 내부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양상이다.
간츠 대표는 18일(현지 시간)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전시 내각이 다음 달 8일까지 6단계 가자지구 전후 계획을 마련하기를 바란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연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뚜렷한 목표나 청사진 없이 전쟁을 7개월째 이어가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셈이다.
이어 주요 정책에 대한 결정을 미루고 있는 전시 내각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간츠 대표는 “지난해 10월 개전 직후 우리가 전시 내각에 참여했을 때는 일관성 있는 지도부가 있어 실수를 피했다”며 “최근에는 무언가 잘못됐다. 소수가 방향타를 쥐면서 이스라엘이라는 배는 바위 벽을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에 대해 “간츠는 하마스가 아닌 총리에게 최후통첩을 했다”며 “그의 요구는 종전과 이스라엘의 패배, 인질 포기, 하마스의 집권 허용,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간츠 대표는 하마스의 공습으로 전쟁이 시작되자 전시 국민 통합에 동참한다는 뜻에서 정치적 라이벌인 네타냐후가 이끄는 우파 연정 참여를 선언했다. 전시 내각은 의결권을 갖는 네타냐후 총리, 간츠 대표, 갈란트 장관 등 3인과 의결권이 없는 옵서버 3인으로 구성됐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민간인 피해 대응과 구호 확대, 라파 지상전 강행 등을 놓고 불협화음을 쏟아냈다. 특히 간츠 대표가 3월 네타냐후 총리의 승인 없이 미국을 방문하면서 전시 내각 각료들 사이에 갈등이 심화됐다.
앞서 갈란트 장관도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15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후 가자지구 계획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어떠한 답도 듣지 못했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직접 통치하지 않을 것이며 팔레스타인 세력이 이끌도록 선언해야 한다”고 작심 비판하며 지도부 간 갈등을 수면 위로 드러냈다.
이스라엘 해법을 놓고 미국 정가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국 하원은 16일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강제하는 ‘이스라엘 안보 지원 법안’을 찬성 224표, 반대 187표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해당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을 밝혔다. 마이크 존슨 공화당 하원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등을 돌린 채 이란과 하마스에 봉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상원을 주도하는 민주당은 해당 법인은 정치적 공세에 지나지 않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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