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추락 사고로 20일(현지 시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에브라힘 라이시(사진) 이란 대통령은 강경 보수 정치인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이을 차기 최고 지도자로 거론돼온 인물이다.
CNN 등에 따르면 라이시 대통령은 1960년 12월 이슬람 시아파의 성지인 마슈하드에서 성직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10대 때 하메네이에게 신학을 배웠고 샤히드모타하리대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20대에 테헤란 인근 카라즈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2014년 이란 검찰총장, 2019년 대법원장 등을 지냈다. 영미권 언론들은 라이시 대통령이 검찰 재직 당시 반체제 인사 숙청 작업을 주도했다고 평가한다. 실제 이란·이라크 전쟁 직후인 1988년 이라크에 부역했다는 이유를 들어 이란인민무자헤딘기구(PMOI) 조직원들을 처형한 이른바 ‘호메이니 학살’에 기소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당시 5000여 명의 사형이 집행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로 인해 그는 2019년 미국 제재 인물에 이름을 올린다.
2021년 대선에서 61.9%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다만 당시 투표율은 48.8%로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는 취임 기간 대내외적으로 강경 보수 노선을 취해왔다. 여성 복장에 히잡 착용 등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고 사형제, 인터넷 검열 등을 지지했다. 미국과의 적대적인 관계를 풀지 못한 가운데 자국의 화폐가치 하락으로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려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