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가 사천시와 행정통합을 공식 제안한 가운데 사천시의회는 제안을 철회하고 사천시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무엇보다 우주항공청 개청을 앞둔 상황에서 행정통합을 주장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2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사천 행정통합을 공식 제안했다. 사천시장과 진주시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한 통합행정사무 추진위원회 설치와 사천·진주 연합 시민통합추진위원회 설치 등 통합 과정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대책도 제시했다.
미래먹거리인 우주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두 지자체의 공동 대응 필요성도 강조했다. 조 시장은 우주항공산업을 선점하려면 사천과 진주가 개별적인 발전 접근 방식을 추진하기보다 서부경남 공동체 시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며 통합을 제안했다.
하지만 사천시의 반응은 차갑다. 사천시는 행정통합을 하려면 시장끼리 합의에 앞서 먼저 지역민들의 뜻을 묻고 관련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우주항공청 개청 등 사천이 우주항공복합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점에서 행정통합 제안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입장이다.
시의회는 21일 사천시청 2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전 논의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행정통합을 제안한 조규일 시장에 대해 “제안을 즉각 철회하고 사천시민에게 사과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갑작스런 통합 제안 의도에 대해서도 의문을 드러냈다.
의원들은 “한국판 나사인 우주항공청 개청을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행정통합을 제안하고, 우주항공청 본 청사 위치를 언급한 것은 무슨 의도인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물음표를 던졌다. 그러면서 “행정통합에 의한 공동발전이라는 허울을 뒤집어 쓴 정치적인 야욕에서 비롯된 욕심으로 여겨진다”며 “정치적인 욕심을 버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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