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떨어지는 것은 ‘실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어리석음’의 영역입니다. 총선 참패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당의 혁신안을 담은 ‘총선백서’를 다음 달 내놓을 계획입니다. 혁신안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적임자가 새롭게 당을 이끌어갈 대표가 돼야 합니다.”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두 번 다시는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당의 총선백서 집필 작업을 자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의원은 4·10 총선 직후 “총선 참패의 원인을 분석하는 백서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하지만 그가 총선백서특위를 맡게 된 후 설문조사 문항과 외부 공천관리위원들이 불참한 특위 회의 등을 근거로 ‘한동훈 책임론’을 부각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조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위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견제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결국 조 의원은 20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 지지자들로부터 항의 문자를 많이 받았지만 언젠가는 진심이 알려지고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대해서는 “과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패배 직후 곧바로 보궐선거에 출마하고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것을 두고 우리가 그렇게 비판하지 않았느냐. 그것도 한번 고민해볼 지점”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조 의원은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확장성의 실패’를 꼽았다. 그러면서 “그동안 여러 문제들이 누적되면서 총선 참패로 이어진 것”이라며 “어느 특정 세력이나 특정 인물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6월 중순 총선백서 공개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 그는 “매일 낙선 의원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총선 때보다 바쁘게 지내고 있다”며 “백서 설문조사 응답률도 70%가량으로 최소한의 대표성은 충족한 것 같아 조사 결과가 부정 당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여당의 살길로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했다. 그는 “총선 패배 이후 보수정당은 혁신과 붕괴의 기로에 놓여 있다”며 “전당대회를 통해 꾸려질 새 지도부는 쇼킹할 만한 수준의 개혁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