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동북권 핵심 사업인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 조성에 앞서 기업 유치에 나서는 가운데, 사업 부지 확보를 위해 경찰청과도 논의를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는 노원구 창동차량기지와 도봉운전면허시험장 땅에 지어질 예정인데, 운전면허시험장을 옮기려면 경찰청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전 부지로는 경기 의정부시의 옛 군부대 부지가 거론되나 경찰청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에 시는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 경찰청과 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27일 관계 기관에 따르면 서울시·경찰청·노원구는 지난 16일 만나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을 경기 의정부시 장암동 381-1 일대 땅으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했다. 시는 도봉운전면허시험장(약 6만 7000㎡)과 창동차량기지(약 18만㎡) 부지에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라는 이름의 복합업무지구를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날 오후엔 70여 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개최한다.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은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 부지 확보의 ‘마지막 퍼즐’이나 마찬가지다. 창동차량기지는 2026년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이전이 확정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21년 경찰청과 시는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을 지하철 7호선 장암역 인근으로 옮기는 데 합의했으나, 이듬해 새 의정부 시장 당선으로 무산됐다. 이에 노원구는 지난해 의정부시와 부지 맞교환을 거쳐 군부대가 있던 의정부시 장암동 381-1 일대 땅에 대한 소유권을 획득했다. 이후 경찰청에 이 곳을 새 이전 부지로 제안했다.
하지만 16일 논의에서 경찰청은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의 옛 군부대 부지 이전에 부정적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해당 땅이 의정부IC 남향에 위치해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만큼, 운전면허시험장으로 쓰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서울의 다른 부지도 아니고 경기도 외곽으로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이 옮겨가면 서울시민 입장에서는 동북권의 면허 시험장이 없어지는 셈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서울에는 도로교통공단이 운영하는 운전면허시험장이 총 네 곳(도봉·강남·강서·서부) 있는데 동북권은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이 유일하다.
시와 노원구는 운전면허시험장 업무 이원화를 포함한 추가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운전면허시험장 업무 중 학과(필기) 시험과 면허증 수령은 현재의 장소에서 이어가고, 기능 시험과 운전 교육처럼 넓은 장소가 필요한 분야는 대체 부지로 옮기는 방식 등이다. 시는 이전이 끝내 결렬될 경우 창동차량기지 일부 부지에 운전면허시험장을 축소 재배치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와 경찰청은 후속 대안의 윤곽이 잡히는 대로 6월 중에 또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안에는 부지 확보 방식이 확정돼야 후속 절차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방법을 동원해 경찰청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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