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2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2주년을 맞아 출간한 회고록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한 것에 대해 “지난 정권 말 중국에 대해 ‘눈치보기 외교’ ‘굴욕적 외교’ 한다는 말이 나왔는데, 저희는 그런 외교를 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4년 5개월 만에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로 중국과 양자 외교 정상화 물꼬를 튼 상황인 만큼 전 정부의 대중 외교 정책에 대해 강력 비판하며 이번 회담의 성공적 마무리를 대내외에 알린 것이란 분석이다.
장 실장은 이날 오후 TV조선 뉴스9에 출연해 “전임 대통령에 대해 언급하는 건 별로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는데, 본인이 먼저 말씀하셨고 질문이 있으니까 말씀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실장은 “(문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나오자마자 국내외적으로 여러 논란이 있었다”며 “미국 전직 고위 관리들도 사실과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 많은 얘기는 필요할 것 같지 않다”고 짚었다.
특히 장 실장은 “한일중(정상회의) 이야기를 하려고 나왔으니 관련 이야기를 드리면, 2017년말 당시 문 대통령이 중국에 갔고, 그때 사드 문제가 다 해결됐고 한한령이 해제될 것처럼 얘기했다”며 “당시 청와대 수석급들이 언론에 분명히 얘기해서 보도가 많이 났다”고 설명했다.
장 실장은 “그 이후를 보면 우리가 중국에 경제 제재를 해제해 달라고 요구해야 하는 데 반대로 중국이 우리한테 사드 문제를 처리하라고 하고 우리는 아무 말도 못 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여러 번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일들 때문에 지난 정권 말 중국에 대해서 ‘눈치 보기 외교 한다’, ‘굴종 외교다’ 하는 말들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장 실장은 이번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 ‘한반도 비핵화’ 문구가 포함된 것을 두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 자체가 들어간 것은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목표로 각국 입장을 설명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은 꽤 오랫동안 공식 석상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잘 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에 어쨌든 저 표현을 쓰는 데 동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진픽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이번 회담은 리창 총리를 상대로 한 회담이어서 시 주석의 방한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며 “다만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때 시 주석 본인이 갈 차례라고 말해 여건이 성숙되면 당연히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퇴임 2주년을 맞아 출간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윤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했다.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한 윤 정부의 조치에 “대단히 위험하고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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